수사권이 박탈되며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 검찰이 1일 마지막 수사 브리핑을 진행했다. 검찰은 중동전쟁을 틈타 제품 가격을 담합해 16조원 규모의 부당이익을 챙긴 국내 석유화학 업체와 임직원들을 대규모 기소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나희석 부장검사)는 이날 브리핑에서 "2021년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석유화학 제품 8개 담합 사건의 실체를 규명했다"며 "석유화학 업체 6곳과 임직원 37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검찰이 다음날 수사권이 박탈되고 공소청으로 이름이 바뀌는 상황에서, 이날 브리핑은 사실상 마지막 수사 브리핑이었다.
나 부장검사는 "검찰청 시대의 사실상 마지막 브리핑입니다. 공직자의 자세로 밤새 자료를 준비했습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말하며 브리핑을 시작했다.
검찰은 "7개 회사가 최소 5년 간 핵심 석유화학 제품 8개에 대해 16조 3961억 원 규모의 담합을 실행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산업 전반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원재료를 담합해 피해가 궁극적으로 소비자들에게 모두 전가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이 최종 기소한 업체는 6곳, 임직원은 37명이다. LG화학 현직 임원인 황모씨와 PKC 임원 배모씨는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고, OCI 김유신 대표와 PKC 장영수 전 대표 등 고위급도 불구속 기소됐다.
LG화학과 OCI는 각각 전·현직 임직원 11명, 10명이 기소되는 등 가장 많은 인원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 업체들은 주로 팀장급 모임에서 가격을 담합했고, 담합 사실을 숨기기 위해 거래처에게 가격 인상 공문을 보낼 때는 누가 먼저 보낼지 순서까지 정했다고 한다.
검찰은 "주로 팀장급 모임을 통해 품목별 가격 조정 시기와 폭을 정하는 합의를 진행했다"며 "거래처에게 담합 사실을 은닉하기 위해 가격인상 공문을 실행할 순서까지 미리 정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했다"고 밝혔다.
또 "업체별 보고 체계에 따라 (담합이) 체계적·조직적으로 실행됐다"며 "새로 부임한 후임자를 타사에 소개하는 식으로 담당자 변경에도 담합이 지속되도록 했다. 일부 업체는 경쟁업체 관계자들과 회합을 전담하는 직원을 별도 지정하는 등 오랜 기간 위법을 자행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