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기사 죽음 계기' 제주 택배노동자 '건강검진' 본격 지원

제주도, 택배 노동자 하루 쉬고 건강검진 받아도 소득 걱정 더는 제도 시행

새벽배송 기사 고 오승용씨 사고현장 모습. 제주도소방안전본부 제공

택배기사 고 오승용씨 사고를 계기로 제주 택배 노동자가 하루 일을 쉬고 건강검진을 받아도 소득 걱정을 덜 수 있는 제도가 본격 시행된다.

제주도는 장시간·고강도 노동에 노출된 택배노동자의 건강권과 휴식권을 보장하기 위해 '2026년 제주형 택배노동자 건강검진 지원사업'을 추진한다고 1일 밝혔다.

검진 비용뿐 아니라 검진 당일 쉬면서 생기는 소득 감소까지 함께 메워 실제로 검진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으로 제주도와 택배사, 의료원, 노동자가 검진비를 함께 부담하고 검진 당일 휴무를 보장하는 협력형 사업이다.

검진은 제주의료원과 서귀포의료원에서 받을 수 있으며, 장시간 운전과 중량물 상·하차 등 택배노동자의 업무 특성을 고려해 심혈관·대사질환을 중심으로 맞춤 검진한다.

검진 유형은 심혈관·대사질환 검사를 기본으로 △간암·폐암 검사를 포함한 올인원패키지, △간암검사(선택형1) 또는 △폐암검사(선택형2) 중에서 고를 수 있다. 제주도는 검진 유형과 관계없이 1인당 16만 원을 지원한다.

특히 건강검진 당일 휴무를 보장하고, 이에 따른 소득 감소를 보전하기 위해 1인당 10만 원의 유급병가비를 지급한다.

검진을 원하는 택배기사는 검진일을 미리 예약하고, 소속 영업점과 휴무일을 협의해 휴무확인서를 발급받은 뒤 검진 당일 신분증과 함께 의료원에 제출하면 된다.

다만, 올해 참여회사의 자체 건강검진 지원을 이미 받은 경우에는 중복 지원이 되지 않는다. 검진 당일 실제 배송업무 등 근무 사실이 확인되면 제주도가 지원한 건강검진비는 전액 환수되고 유급병가비도 지급되지 않는다.

올해는 12월 말까지 사업 참여조건에 동의한 택배사 영업점 소속 제주도내 택배기사 중 짝수년도 출생자를 대상으로 지원한다.

향후 사업 수요와 참여 여건에 따라 지원대상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전국 최초로 시행되는 이번 사업은 택배기사 고 오승용씨 사건을 계기로 마련됐다. 오씨의 안타까운 죽음은 CBS노컷뉴스 단독 보도로 알려졌다.

오씨는 지난해 11월 10일 오전 2시 6분쯤 제주시 오라2동에서 1t 탑차를 몰다 통신주를 들이받는 사고로 숨졌다.

오씨는 사고 직전까지 하루 11시간 30분, 주 6일 심야노동을 계속해서 해왔다. 부친상을 치른 뒤에도 하루 쉬고 곧바로 새벽배송 업무에 투입됐다가 어린 두 자녀를 두고 하늘나라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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