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철강·이차전지 넘어 로봇 중심지 도약…'로봇 실증 거점'

포항·대구·구미 국내 첫 로봇 특화단지 지정…5조 3839억 원 투자
포스텍·한국로봇융합연구원 연구역량에 철강·이차전지 제조현장 결합
안전로봇·수중로봇 실증센터 활용…로봇 기술 개발부터 현장 검증까지

박용선 포항시장이 포항종합운동장 만인당에서 개최된 '제26회 한국지능로봇경진대회' 현장을 찾아 로봇 기술 시연을 참관하고 있다. 포항시 제공

철강도시 포항이 이차전지에 이어 로봇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며 미래 제조산업의 중심지로 도약할 기반을 마련했다.
 
특히 포항은 연구개발 역량과 대규모 제조현장을 동시에 갖춘 만큼 로봇 기술을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산업현장에서 적용하고 검증하는 핵심 거점으로서의 역할이 커질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 30일 제9차 국가첨단전략산업위원회를 열고 대구와 경북 구미·포항을 국내 최초의 로봇 분야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했다. 정부가 로봇 분야를 특화단지로 지정한 건 이번이 전국에서 처음이다.
 
대구·구미·포항 로봇 특화단지에는 2032년까지 5조3839억 원 규모의 민간투자가 예정돼 있다.
 
이번 지정의 의미는 세 지역을 하나의 산업권으로 묶어 로봇 핵심부품 개발과 생산부터 AI 소프트웨어, 완제품 조립, 현장 실증과 인증까지 이어지는 초광역 산업생태계를 구축하는데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모터·감속기·센서 등 정밀 하드웨어와 AI 소프트웨어, 전신 제어 기술이 결합되는 산업이다. 기계·자동차 부품과 전자·철강 산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세 도시가 기존 제조 역량을 로봇 부품과 시스템으로 확장할 수 있는 것이다.
 
우선 대구는 AI·소프트웨어부터 완제품 생산과 성능 검증까지 이어지는 기반을 강화한다. 수성알파시티는 로봇의 두뇌에 해당하는 AI 제어와 소프트웨어 융합을, 대구테크노폴리스는 핵심부품 설계와 원천 연구개발을 담당한다.
 
구미는 정밀부품 공급망과 대규모 산업단지를 바탕으로 로봇 핵심부품 양산을 뒷받침한다. 경북도는 삼성전자의 구미 로봇 분야 투자계획 발표를 계기로 지역 부품기업의 로봇산업 참여를 확대하고 생산·공급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포항 로봇 특화단지 로드맵. 포항시 제공

포항은 연구개발과 실제 제조현장 검증을 연결하는 역할을 맡는다. 포스텍과 한국로봇융합연구원의 연구 역량에 철강·이차전지 산업의 로봇 수요를 결합하는 방식이다. 안전로봇실증센터와 수중로봇복합실증센터 등 기존 인프라를 제조현장과 연계해 성능과 현장 적용 가능성을 검증한다. 포항에 생산거점을 둔 뉴로메카의 협동로봇·휴머노이드 및 핵심부품 개발·생산 역량도 활용한다.
 
포항은 국내 대표적인 제조도시라는 점에서 로봇산업 실증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철강 생산현장의 고온·고위험 작업과 이차전지 제조공정의 자동화 수요가 확대되면서 산업용 로봇과 AI 기반 자동화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분야도 넓어지고 있다.
 
로봇이 실제 생산현장에 투입되기 위해서는 연구실에서의 기술 개발뿐 아니라 반복 작업과 위험 작업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수행하는지 검증하는 과정이 필수적인 만큼 포항이 로봇산업의 핵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 있다.
 
포항에서 개발·실증된 로봇 기술이 구미의 부품 생산과 대구의 AI·소프트웨어 기술과 결합하면 연구개발부터 생산과 상용화까지 이어지는 산업 생태계 구축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정부는 특화단지에 기반시설 구축과 인허가 신속 처리, 기술개발과 인력양성, 투자보조금과 세액공제, 정책금융 우대 등의 지원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대구와 경북이 행정구역을 넘어 각자의 산업적 강점을 결집해 대한민국 로봇산업의 새로운 성장축을 만드는 출발점으로, 지역을 첨단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도 환영 논평을 내고 포항과 구미를 중심으로 한 경북이 AI 제조혁명을 주도하는 지역으로 재도약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경북도당은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지정은 이재명 정부의 '5극 3특 정책'과 지역 균형발전의 강력한 의지를 재확인 하는 계기가 됐다"며 "도민과 함께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박용선 포항시장은 "탄탄한 R&D와 제조 실증 인프라를 바탕으로 현장 중심의 제조AX 대전환을 완성하고 포항을 미래 로봇 기술과 제조 혁신을 견인하는 핵심 선도도시로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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