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검찰청 폐지 및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신설을 하루 앞두고 "백년 가까이 공기처럼 사법시스템을 지탱해온 제도가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것"이라며 "국민들 입장에선 고속으로 질주하는 차에서 갑자기 안전벨트가 사라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등이 검찰의 '조작 수사'에 희생됐다는 더불어민주당의 '검찰 악마화'가 형사사법체계 부실화와 국민 피해로 이어지게 됐다고 맹비난했다.
한 의원은 1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주최한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 D-1: 검찰 폐지, 내일부터 지옥문이 열린다' 토론회에서 "(이제는) 국가가 제대로 도와드리지 못할 테니, 내일부터는 사기당하지 마시고 시비 걸리지 말라"며 이같이 말했다.
당정의 '검찰 개혁'에 따라, 2일부터 검찰이 직접수사를 일체 못하게 된 상황을 겨냥한 것. 특히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의 후속입법 과정에서 경찰 수사를 보완, 견제할 수 있는 보완수사권마저 폐지되면서 사회적 약자들의 피해 구제가 더 난망해졌다는 일선의 우려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이처럼 급진적인 변화는 검찰을 '악의 축'으로 규정한 여권의 프레임 탓이라면서다. 한 의원은 "검찰 제도는 국민을 보호하는 도구일 뿐이다. 고칠 점이 있으면 고치면 되는 건데, 그냥 없애 버렸다"며 "(검찰이) 자신들의 범죄를 수사해 처벌받게 한 데 보복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또 "민주당 정치인들은 그들이 검찰의 '조작 수사'를 당해 순교해 왔다는 식의 거짓 전설을 만들어 지지층에 주입하고 국민을 상대로 가스라이팅해왔다"며 "'노무현 신화'가 대표적"이라고 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해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등 중요한 성과는 높게 평가한다"면서도 "본인 또는 가족이 스폰서 박연차(前태광실업 회장)로부터 3억원 넘는 피아제 시계를 받고, 수십억원을 불법적으로 받은 것은, 가릴 수 없는 본질"이라고 언급했다. 앞서서도 한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은 안타깝지만, 범죄혐의는 입증됐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그럼에도 여권이 노 전 대통령을 미화한 것은 "'노무현을 사랑해서'가 아니라, 검찰을 향한 적대심을 키워 '9억 받아 먹고 살아온' 자신들의 범죄를 끼워팔기 하기 위함"이라고 맹폭했다. 그 결론은 70년간 유지된 검찰 제도의 전면 폐지로, 차후 발생할 피해는 모두 국민 몫이라는 것. 한 의원은 "뇌물·주가조작범들이 활개치고 예상치 못한 문제점들이 속출할 것"이라며 "안전벨트가 없으니, 국민 여러분이 각자 살아남으셔야 한다. 행운을 빈다"고 했다. 검찰 복원을 바라는 민심을 모아 보수를 재건하겠다고도 했다.
토론회에 참여한 전문가 패널들도 일제히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장애인권법센터 대표인 김예원 변호사는 검찰이 들고 있던 다량의 미제사건이 경찰로 이관되면서 사건처리가 적체되는 '동맥경화' 현상이 나타날 거라고 내다봤다. 그는 "검찰 미제사건이 20만건 정도 된다고 한다. 연간 처리사건(약 160만~180만건)의 8분의 1 수준"이라며 "하지만 난이도를 감안해 따져보면 단순히 숫자로 짐작할 수 없을 정도로 파급력이 셀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수청과 관련해서도 "저주하려는 건 아니지만, 실무적으로 보면 망할 수밖에 없다"며 "60개의 지검·지청이 하던 특수사건, 인지 수사를 고작 6개 청(廳)이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송영훈 변호사도 홍석기 국가수사본부장이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검찰이 최대한 사건을 (사전)정리할 거라고 믿고 있다'고 언급한 점을 두고, "매우 솔직한 내용"이라고 비꼬았다. 공소시효가 임박한 사건 등에 한해 검사가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 후 3개월간 수사를 할 수 있게 명시한 부칙 또한 유명무실해질 거라 관측하면서다. 그는 "제가 일선 검사라면 부칙조항을 이용해 적극적으로 수사를 안 할 것"이라며 "'3개월의 유예기간을 줬으니 괜찮다'는 건 말이 안 되는 얘기"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