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신히 참았어요."
김종호(현대제철)는 양궁 컴파운드 남자 단체전 후 눈물을 참았다. 메달 바로 밑 순위인 4위. 스스로 "위축됐었다"고 표현할 정도로 큰 아쉬움에 울컥했지만, 4위하고 눈물 흘리는 그림은 원하지 않았다. 숙소로 돌아가서 잠도 이루지 못했다. 밤새 개인전만 생각했다.
기대보다는 불안감이 컸다. 김종호는 바닥만 쳐다 봤다. 차분차분 활 시위를 당겼고, 8강, 4강을 거쳐 결승에 올랐다. 한국 컴파운드 양궁 남자 개인전 첫 결승 진출이었다. 그리고 15발 중 14발을 10점에 꽂는 집중력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종호는 1일 일본 아이치현 오카자키 중앙종합공원 다목적광장에서 열린 2026년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양궁 컴파운드 남자 개인전 결승에서 쟝정웨이(대만)를 149-145로 격파하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김종호는 방송 인터뷰를 통해 "지더라도 나를 이길 상대를 끊임없이 괴롭히고 지겠다는 생각으로 밤을 지새웠다. 잠도 제대로 못 자고 개인전에 출전했다. 하면 할 수록 경기가 잘 풀리고, 긴장감도 아예 없고, 자세가 잘 느껴졌다. 상대가 쏘는 것은 아예 보지도 않았고, 경기 내내 바닥만 보며 집중해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결승은 완벽에 가까웠다. 2~5엔드 12발을 연속 10점에 명중했다. 마지막 발은 김종호의 표현을 빌리지만 "심장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은 두근거림" 속에서 쐈다.
김종호는 "개인전은 한 번도 뛰어본 적이 없어 욕심이 있었다. 눈물이 날 줄 알았는데, 그렇게까지 복받쳐 오르지는 않았다"면서 "너무 과분한 별명이 붙을 것 같았다. 한 발이 9점에 맞아 다행이다. 의도라고 할 수는 없다. 마지막 엔드가 마지막 엔드인지도 모르고 바닥만 쳐다 보고 있었다. 뒤를 돌아보니까 코치님이 '넘버 원'이라고 해줘서 실감이 났다"고 웃었다.
김종호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경력이 있다. 당시 남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김종호는 "컴파운드 선수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선사하고 싶었다. 이번 금메달을 통해 후배들, 동료들에게 인도와 대만만 최강이 아니라 한국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면서 "지난 금메달은 운동을 계속 할 수 있냐가 걸려 눈물이 많이 났다. 이번에는 정신을 차리고 보니 금메달이 걸려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컴파운드가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이 됐고, 전국체전 정식 종목이 됐다. 힘을 낼 수 있는 원동력이다. 이번 금메달을 통해 조금이나마 컴파운드를 알릴 수 있었던 것 같다. 양궁이 두 종목이라는 것을 30분 동안 장황하게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