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까지 없어서 못 판다…'메모리 슈퍼사이클' 삼전닉스 기대↑

'어닝 서프라이즈' 마이크론 "28년 수요가 공급 웃돌 것"
HBM 캐파 확대에 범용 D램까지 공급 부족
AI 서버 수요에 기업용 SSD·낸드도 가격 강세
삼성·SK도 역대급 실적 기대…2028년 증설 첫 변곡점?

연합뉴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시작된 메모리 반도체 호황이 2028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미국 메모리업체 마이크론이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도는 실적을 내놓으면서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2027년은 물론 2028년에도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할 것으로 내다봤다.

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폭증하면서 범용 D램 생산능력을 잠식하고, AI 서버에 사용되는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까지 빠르게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마이크론 역대급 실적…"2027·2028년 공급 제약"

마이크론의 2026회계연도 4분기 매출은 542억2900만달러(한화 약 73조원)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113억1500만달러 보다 약 4.8배나 폭증했다. 직전 분기 414억5600만달러보다도 31% 증가했다.

비일반회계기준(Non-GAAP) 매출총이익률은 87.0%에 달했고 주당순이익(EPS)은 33.42달러를 기록했다. 마이크론은 다음 분기 매출도 615억달러±15억달러로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마이크론은 2027년과 2028년 모두 D램과 낸드의 수급이 현재보다 더 빠듯할 것으로 전망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로 고객 주문이 생산능력을 웃도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마이크론. 연합뉴스

장기 공급계약 규모도 지난 6월 220억달러에서 320억달러로 늘었으며, 2027년 생산 물량의 상당 부분도 이미 고객들과 계약을 맺은 상태다. 마이크론은 신규 생산능력을 늘리고 있지만 언제 수요와 공급이 다시 균형을 찾을지는 가시성이 낮다는 입장이다.  

산자이 메로트라 최고경영자(CEO)는 컨퍼런스콜에서 "2027년 생산량의 75% 이상이 이미 고객에게 약정돼 있다"면서 "2027 회계연도에는 더욱 강력한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HBM 늘릴수록 범용 D램 부족…낸드도 AI 수요

메모리 공급 부족의 중심에는 HBM이 있다. 김태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지난달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 기업설명회에서 2027년 HBM이 세계 D램 업계 전체 웨이퍼 생산능력의 약 30%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약 20%인데, 1년 만에 10%p나 늘어난다는 전망이다.

HBM과 일반 D램은 같은 웨이퍼 생산능력을 사용하기 때문에 HBM 생산을 늘릴수록 서버용 DDR5 등 범용 D램에 투입할 수 있는 생산능력은 줄어든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도 AI 서버 수요가 급증하면서 HBM과 범용 D램이 제한된 첨단 공정과 웨이퍼 생산능력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범용 D램 계약가격은 올해 4분기에도 전분기보다 10~15%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AI발 수요는 낸드로도 번지고 있다. AI 서버가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가 늘면서 대용량 기업용 SSD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4분기 낸드 계약가격이 전분기 대비 15~20% 오르고, 특히 클라우드서비스사업자(CSP)의 수요가 집중되는 기업용 SSD는 가격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풍향계' 마이크론의 '서프라이즈'…삼전닉스 실적 기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HBM4. 연합뉴스

마이크론의 호실적과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장밋빛 전망이 나오면서 이달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약 108조원, SK하이닉스는 77조원대로 두 회사 모두 역대 최대 수준의 실적이 예상된다.

마이크론이 예상보다 강한 메모리 수요와 향후 공급 부족을 재확인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4분기와 내년 실적 눈높이에도 추가 상승 여지가 생겼다는 분석이다.

두 회사에 대한 기대는 매달 발표되는 '수출입동향'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산업통상부가 1일 발표한 2026년 9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무역수지는 498억5000만달러 흑자로, 사상 처음 400억 달러를 넘었다. 반도체 수출이 262.8%나 급증한 603억달러를 기록해, 지난달 467억달러에 이어 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공급 쏟아지는 2028년이 첫 변곡점 될까

메모리 업체들도 증설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신규 공장이 실제 공급 증가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마이크론의 미국 아이다호 첫 번째 신규 팹은 2027년 중반 첫 웨이퍼 생산을 시작하고, 두 번째 팹은 2028년 말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평택 P5 첫 번째 팹을 2028년 가동 목표로 건설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장비 반입 시점을 앞당기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의 첫 클린룸 오픈을 당초 2027년 5월에서 같은 해 2월로 앞당겼다.

트렌드포스 역시 주요 업체의 신규 생산능력이 2027년 하반기부터 가동되더라도 의미 있는 물량 증가 효과는 2028년에야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증설 물량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풀리는 시점이 이번 메모리 슈퍼사이클의 첫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공급이 늘어나는 속도보다 AI 서버와 HBM·DDR5·기업용 SSD 수요가 더 빠르게 증가한다면 공급 부족이 2028년 이후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메로트라 CEO는 "2027년과 2028년은 모두 수요가 공급을 웃돌 것으로 본다"며 "수요와 공급이 언제 균형을 되찾을지 아직은 가시성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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