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장·은폐' vs '음모론' DMZ 지뢰 사고 공방…진실은?[CBS뉴스룸]

현장조사팀이 발견한 북한 지뢰(왼쪽)와 합참이 공개한 지뢰폭발 화구 사진. 연합뉴스

[앵커]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 방금 들으신 보도대로 정치 쟁점이 돼 있습니다.

야권은 군이 유엔사의 조사 요구를 거부하고 조사를 미뤘다고 몰아붙이는 반면, 정부와 여당은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맞서고 있는데요.

정치부 박정환 기자와 각종 의혹이 사실인지 하나씩 따져보겠습니다.

박 기자.

[기자]
안녕하십니까.

[앵커]
이번 사고에 대해서 은폐, 지연 의혹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고요.

[기자]
네. 먼저 사건을 간략히 정리해드리면, 지난달 21일 군사분계선 남쪽에서 두 차례 폭발이 발생해 수색에 나섰던 부사관 2명이 크게 다쳤습니다.

군은 조사 끝에 북한군 지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중간 결과를 내놨는데요.

그런데 야권에선 이 조사가 제때,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제78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에서 강신철 국방부 장관의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앵커]
첫 번째 쟁점부터 보죠. 유엔사령부가 즉시 조사하자고 했는데 우리 군이 거부했다는 야권의 주장, 사실입니까?

[기자]
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가장 앞세우는 의혹입니다.

유엔사가 사고 당일과 이튿날 즉시 조사와 현장 출입을 요구했는데도 군이 이를 거부했다는 건데요. 잠시 들어보시죠.

[한동훈 무소속 의원]
"유엔사는 신속한 현장조사를 현장출입까지 요구하면서 주장했지만 한국군의 반대로 인해서 29일에 합동조사를 실시하기로 합의했던 겁니다"

[앵커]
유엔사가 먼저 조사를 제안한 것 자체는 맞습니까?

[기자]
네, 유엔사가 사고 이튿날 먼저 조사를 제안한 것 자체는 사실입니다.

다만 현장에 투입됐던 18명이 모두 병원으로 후송되는 바람에 안내할 사람이 없었다는 게 군의 설명입니다.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한미가 준비를 거쳐 들어가기로 조율한 것이라, 전문가들도 거부라기보다는 협의 과정으로 봐야 한단 시각이 우세합니다.

[앵커]
거부보단 협의를 통해 조사 일정이 정해졌다는 건데, 그럼 다음 쟁점, 추석 연휴를 넘기며 늑장 조사를 했다는 지적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야권은 군이 추석 연휴를 핑계로 조사를 미뤘다고 지적합니다.

반면 군은 추석을 애초 일정에 감안하지 않았고, 부상 장병의 회복과 의료진 조언을 고려한 것이라고 반박합니다.

화약 흔적 같은 핵심 증거는 사고 이튿날 이미 국과수로 넘겨 대응이 늦지도 않았다는 설명입니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 발언 잠시 들어보시죠.

[강신철 국방부 장관]
"어떤 지연에 대한 의도나 은폐 전혀 없었습니다. 이번에는 정말 어려운 지역이었음에도 우리 요원들이 노력해서 7일만에 보고를 드렸습니다"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가 1일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앵커]
2015년 목함지뢰 사건과 비교해서 조사가 너무 늦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는데, 이건 어떻습니까?

[기자]
네, 야당은 2015년 목함지뢰 사건과 비교해서 당시엔 사고 6일 만에 최종 결론이 나왔는데, 이번엔 7일이 지나서야 중간 결과만 나왔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다만 두 사건은 현장 조건부터 달라 단순 비교가 어렵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2015년엔 장병들이 매일 드나드는 통문 앞에 지뢰가 있었지만, 이번엔 수십 년간 사람 발길이 닿지 않은 미확인 지뢰지대에서 난 사고이기 때문입니다.

[앵커]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을 의식해 발표를 미뤘다는 의혹도 있죠?

[기자]
네, 야권은 북한군 지뢰라는 추정이 뉴욕 현지시간 22일에 열린 대통령 유엔 연설이 다 끝난 뒤에야 나왔다며 의심하고 있습니다.

반면 민주당은 올해 초부터 조사 일정을 유엔사와 준비해왔다며 연설과는 무관하다고 반박합니다.

청와대도 연설과 전혀 관련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북한 지뢰 가능성을 군이 일부러 은폐했다는 의혹은 어떻습니까?

[기자]
야권은 장병들이 사고 첫날부터 북한군 지뢰라고 증언했는데 군이 연관성을 차단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주장합니다.

군은 판단에 혼선이 있었던 건 인정합니다.

플라스틱 재질이라 아군 발목지뢰를 의심하기도 했고, 현장 장병들의 목격 진술도 엇갈렸다는 겁니다.

합참의장도 소통이 부족했다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결국 초기 혼선과 소통 부족은 사실이지만, 북한 소행을 의도적으로 덮으려 했다는 근거는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강현우 합참 작전본부장이 30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앵커]
의혹을 세세하게 따져봤는데, 종합 정리해주시죠.

[기자]
네,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만으로 조사를 거부했다거나 의도적으로 은폐했다고 단정할 근거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다만 초기 판단의 번복과 소통 부족, 그리고 대응 공백은 군도 일부 인정한 대목입니다.

결국 최종 조사 결과가 언제, 어떤 근거로 나오는지, 또 장병들의 목격 진술이 어느 선까지 보고됐는지가 투명하게 공개돼야 논란이 가라앉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박정환 기자였습니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