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본부장, G20서 美에 '15% 관세합의' 준수 요청·확인

박정성-그리어 G20 계기 회담…1차 대미투자 발표 후속협의 착수
철강 공급과잉 공동대응하되 "국제규범 벗어난 과잉보호 안 돼"
2028년 글로벌 철강 공급과잉 7.45억t 전망…'밀워키 프레임워크' 채택
中과 희토류 공급망 협력…英, 러시아산 LNG 기존계약 제재 예외 확정

박정성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연합뉴스

박정성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 측에 한미 간 '15% 관세합의' 준수를 재차 요청하고, 이를 확인했다. 대미 전략투자 1차 프로젝트가 발표된 데 따라 향후 사업 추진을 협의할 한미 공동위원회의 구체적인 일정도 조율해 나가기로 했다.

2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박 본부장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통상장관회의를 계기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만나 이같이 협의했다.

이번 협의는 미국이 무역법 301조 등을 활용해 새로운 관세 조치를 잇달아 도입하는 상황에서 기존 한미 관세합의를 재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앞서 미국은 지난 3월 한국을 포함한 16개 경제권을 대상으로 구조적 과잉생산에 대한 무역법 301조 조사에 착수했으며 관련 절차는 현재도 진행 중이다. 그리어 대표는 지난달 29일 과잉생산 관련 조치 결정 과정에서 기존 무역합의에서 정한 관세 상한도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양국은 최근 1차 대미 전략투자 프로젝트가 발표된 만큼 후속 논의를 담당할 한미 공동위원회의 구체적인 개최 일정도 협의하기로 했다. 정부는 미국의 추가 통상조치가 나오더라도 기존 한미 합의에 따라 한국산 제품의 관세 부담이 합의된 수준을 넘지 않도록 미국 측과 협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번 G20 회의에서는 글로벌 철강 공급과잉 문제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박 본부장은 지난달 30일 열린 '철강 공급과잉에 관한 글로벌 포럼'(GFSEC) 장관회의에서 공급과잉 해소를 위해 기업의 자발적인 구조조정과 세계무역기구(WTO) 규범에 따른 무역구제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공급과잉에 대응한다는 명분으로 각국의 보호무역 조치가 확산하는 데 대해서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본부장은 "GFSEC 회원국의 건전한 시장질서 유지를 위한 노력이 국제 규범을 벗어난 과잉보호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국이 추진하고 있는 기업의 자발적 설비 합리화와 공정경쟁 여건 조성, 저탄소·고부가가치화를 통한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정책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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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철강 공급과잉 규모는 앞으로 더 커질 전망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전 세계 철강 공급과잉 규모가 2025년 약 6억 4천만t에서 2028년 7억 4500만t까지 늘어 최근 10년 내 최고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8년 공급과잉 규모는 현재 OECD 회원국 전체 철강 생산량보다 약 3억 1900만t 많다.

GFSEC 회원국들은 이번 회의에서 공급과잉 관련 정보 공유와 조강 원산지 데이터 수집, 무역구제 협력 등을 담은 '밀워키 프레임워크'를 채택했다. 미국과 한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28개국이 참여하는 GFSEC은 2016년 글로벌 철강 공급과잉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출범했다.

박 본부장은 G20 본회의에서도 구조적 과잉생산 문제에 대해 시장 원리에 따른 퇴출·구조조정과 WTO 규범에 부합하는 상계관세·세이프가드 등 무역구제 수단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잉생산이 특정 산업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공급망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는 만큼 객관적인 정보와 각국의 정책 경험을 공유하는 국제공조가 필요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최혜국대우(MFN) 원칙 개혁과 관련해서는 변화하는 통상환경에 맞춰 WTO 규범을 현대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국제통상 질서를 지탱하는 법치주의 자체가 훼손돼서는 안 된다며, 모든 WTO 회원국의 합의가 어려운 분야에서는 참여 의지가 있는 국가들이 우선 규범을 마련하는 '개방적 복수국간 협력'도 대안으로 제시했다.

글로벌 공급망의 강제노동 문제에 대해서는 기업의 자율적인 공급망 실사와 위험관리, 국제기구와 국가 간 정보 공유를 강화할 것을 제안했다.

G20을 계기로 진행된 주요국과의 양자협의에서도 공급망 현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특히 영국과는 러시아산 LNG 수입과 관련한 제재 문제가 일단락됐다. 영국은 내년부터 러시아산 LNG에 대한 해운·보험 서비스 제공을 금지하는 조치와 관련, 한국 기업의 기존 계약에 대해서는 이달 1일자로 일반면허를 최종 발급했다. 이에 따라 한국가스공사의 러시아 사할린Ⅱ LNG 장기계약은 계약이 종료되는 2028년 3월 말까지 영국 기업의 운송·보험 관련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중국 리청강 상무부 국제무역협상대표 겸 부부장과는 희토류 등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양측은 새만금 한중 산업단지 투자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 후속협상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EU와는 산업가속화법(IAA) 입법 동향과 한국 기업의 불확실성 해소 방안을 논의했으며, 인도와는 한·인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개선협상을 높은 수준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협의했다. 호주와는 18개 핵심광물 투자 프로젝트와 LNG 도입계약을, 일본과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에너지·공급망 협력을 각각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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