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원전 8기 건설 합의…원자력학회 "한국 원전 美 진출 기회"

APR1400 2기 포함 미국 내 대형 원전 8기 단계적 건설 추진
한전·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 기존 합의 개정…미국 진출 기반 마련
원자력학회 "지식재산권 문제 해소…제3국 공동 진출 계기 기대"

한-미 통상협의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7월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장관 및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과 함께 미국 상무부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통상협의를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한국원자력학회가 한·미 양국이 대미 투자 기금을 활용해 미국에 대형 원전 8기를 건설하는 내용의 '한·미 원전 프레임워크'에 합의한 것을 환영했다.
 
한국원자력학회는 지난 2일 입장문을 내고 "원자력계의 오랜 숙원이었던 한국형 원전의 미국 진출과 한·미 원전산업 동맹이 첫걸음을 내딛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프레임워크에는 한국형 원전 APR1400 2기를 포함해 미국 내에 대형 원전 8기를 단계적으로 건설하는 내용이 담겼다.
 
학회는 이번 합의가 미국의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는 동시에 양국 원전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전략적 협력이라고 평가했다. 
 
인공지능과 데이터센터, 첨단 제조업 확대로 미국의 전력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안정적인 대규모 무탄소 전원 확보가 필요한 상황에서, 한국은 설계와 기자재 제작, 시공, 시운전, 운영·정비 등 원전 전주기 역량을 갖춰 양측 모두 윈-윈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학회는 한전·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 간 기존 합의를 개정하기로 한 점을 주요 성과로 꼽았다.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 설계인증을 받은 APR1400이 미국에서 건설될 경우 한국형 원전의 안전성과 경제성, 사업수행 역량을 세계 최대 원전시장에서 입증할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또 정부와 국내 기업이 웨스팅하우스 지분에 참여할 경우 원전 수출 과정에서 반복돼 온 지식재산권 문제를 해소하고 유럽 등 제3국 시장 공동 진출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국형 원전인 APR1400호기로 건설 중인 신한울 3호기(왼쪽)와 4호기 전경. 한수원 제공

다만 학회는 기존 합의 개정이 조속히 이뤄지고 2단계 사업으로 예정된 APR1400 2기 건설이 차질 없이 추진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와 함께 초기 투자가 국내 기업의 원전 기자재 수주로 이어지고 기술사용료 등 지식재산권 조건도 후속 계약을 통해 합리적으로 정리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가 재원이 투입되는 만큼 사업 조건의 투명성도 주문했다. 부지 여건과 전력 수요처, 전력망 연결 등 세부 조건을 면밀히 검증해 사업성이 확인된 사업부터 추진하고 투자 회수 구조와 손실 분담, 장기 전력구매계약 등의 조건을 투명하게 설계해 국민에게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원전산업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후속 조치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국내 기업의 생산설비 확충과 전문인력 양성을 병행하고 한국 기술인력의 미국 현장 투입을 위한 입국·체류 제도를 뒷받침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전과 품질 관리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미국의 규제 요건과 품질보증 체계를 철저히 준수하고 약속된 공기와 비용 안에서 원전을 안전하게 건설해야 한국 원전산업의 신뢰를 유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원자력학회는 미국원자력학회(ANS) 등과의 교류를 통해 안전·규제·기술 분야의 한·미 협력을 확대하고 미국 원전 건설에 필요한 기술개발과 전문인력 양성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대형 원전뿐 아니라 소형모듈원전(SMR), 핵연료, 계속운전, 운영·정비 등으로 협력 분야를 확대하기 위해 산·학·연 역량을 모으기로 했다. 
 
원자력학회 관계자는 "이번 합의가 정부 간 약속에 머물지 않고 기업의 실질적인 수주와 일자리 창출, 세계 시장 공동 진출로 이어지기를 기대하며 대한민국 원전산업이 세계 시장에서 새롭게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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