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기소 갈라진 첫날…광주중수청, 1호 사건 접수증은 '아직'

정원 240명 중 140명 출범…오전 9시 첫 고발인 방문·접수
사무공간 정리·회의 진행 등 업무 준비로 분주한 모습
직원 "조사 등 정확한 시점 특정하기 어려운 점 양해해달라"
공소청, 기존 지휘부·인력 유지…옛 광주지검과 비슷한 일상

광주지방중대범죄수사청. 정유철 기자

78년간 이어진 검찰청 체제가 막을 내린 2일 전남광주에서도 수사와 기소 기능이 서로 다른 기관으로 나뉘었다.

새로 문을 연 광주지방중대범죄수사청은 첫 출근과 업무 준비로 분주했고 옛 광주지방검찰청은 기존 지휘부와 인력을 상당 부분 유지한 채 광주지방공소청으로 첫 업무를 시작했다.

검사의 직접수사권은 이날부터 폐지되고 검사는 공소 제기와 유지 등을 담당한다.

2일 오전 출범 날 찾은 광주지방중대범죄수사청 종합민원실에서는 직원들이 모여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정유철 기자

이날 오전 찾은 전남광주 북구 중흥동 광주중수청에서는 첫 출근한 직원들이 사무공간을 정리하고 회의 등 업무를 준비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민간 사옥에 마련된 청사는 보안 등을 이유로 민원인을 제외한 외부인의 내부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바깥에서 들여다본 사무실에는 업무용 PC와 사무집기가 설치돼 있었지만 직원들은 자리를 오가며 물품과 업무 환경을 정리하고 있었다.

반면 외부인이 출입할 수 있는 종합민원실은 비교적 한산했다. 민원창구 2곳에는 직원들이 자리를 지키며 민원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2일 광주지방중대범죄수사청에서 민원인이 1호 고발장을 제출하고 있다. 정유철 기자

업무 시작 시각인 오전 9시쯤 첫 민원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한 지역 자치단체장을 상대로 고발장을 제출하기 위해 광주중수청을 찾은 민원인은 온라인을 통해 중수청 개청 소식을 접하고 이곳을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출범 첫날인 만큼 아직 갖춰지지 않은 모습이 눈에 띄었다. 고발장을 건네받은 직원들은 사건접수증 양식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며 추후 양식이 갖춰지면 민원인이 편한 방법으로 전달하겠다고 안내했다.

고발인이 "접수가 되면 조사는 언제 이뤄지느냐"고 묻자 직원은 "정확한 시점을 특정하기 어려운 점을 양해해 달라. 신속하게 처리하겠다"고 답했다.

광주중수청은 정원 240명 가운데 140명으로 첫 업무를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중수청 역시 총정원 2874명의 66.1%인 1900명을 우선 배치해 출범했고 부족한 인력은 경찰과 변호사, 회계사 등 외부 전문가 경력채용을 통해 단계적으로 충원할 예정이다.

전산체계 역시 단계적으로 가동된다. 중수청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은 이날 사건 이첩 수신과 접수·배당 등 필수 기능부터 우선 가동하고 사건처리 등 나머지 기능은 오는 12월 초 추가로 개통할 예정이다.

앞으로 광주중수청은 전남광주와 전북, 제주지역에서 부패·경제·방위사업·마약·국가보호·사이버범죄·법왜곡죄 등 법에서 정한 중대범죄 수사를 담당한다.

초대 광주중수청장에는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이 내정됐고 임용 절차를 거쳐 업무를 맡게 된다.

2일 새롭게 출범한 광주광역·지방공소청 앞의 기관기가 이날 오전 공소청기로 바뀌었다. 정유철 기자

같은 날 출범한 광주광역·지방공소청의 모습은 전날까지의 검찰청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옛 광주고검·지검 청사에서는 기존 검사와 직원들이 평소와 다름없이 업무를 이어갔고 호송차량들도 하나둘 청사 안으로 들어왔다.

정문 석판이 공소청 명칭으로 바뀐 데 이어 이날 청사에 내걸린 기관기도 공소청기로 교체됐다.

광주공소청 출범에 따른 인사는 최소화됐다. 고경순 광주고검장과 김종우 광주지검장은 각각 광주광역공소청장과 광주지방공소청장으로 자리를 이어받았고 광주지검 차장검사도 유임됐다.

광주공소청에는 중수청 이직자와 사직자를 제외한 기존 광주지검 인력이 대부분 남아 업무를 이어간다.

지역 법조계에서는 기존 광주지검 검사 1~2명과 수사관 약 50명이 광주중수청으로 이동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날부터 경찰 등 수사기관이 수사를 맡고 공소청 검사는 기소와 공소유지를 담당하는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가 본격 가동됐다.

다만 중수청의 인력 충원과 전산시스템 구축, 기존 사건 이관 등이 아직 진행 중인 만큼 새 체제가 현장에 완전히 자리 잡기까지는 일정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 법조 관계자는 "기존 검찰에 넘겨진 사건들이 상당수 남아 있어 앞으로 공소청이 이를 어떻게 처리할지 등을 두고 혼란이 예상된다"며 "내년은 돼야 새 체제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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