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록스 착용 안돼!"…韓 사격 '3金' 뒤 숨은 11개 규율은?

金 3·銀 5·銅 4개로 대회 마감…철저한 관리가 호성적 배경

한국 사격 금메달리스트. 사진 맨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추가은, 이건혁, 남자 25m 속사권총 단체전 금메달리스트(왼쪽부터 송종호·이건혁·윤서영). 연합뉴스

한국 사격 대표팀이 직전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AG)보다 좋은 성적으로 2026 아이치·나고야 AG 일정을 마무리했다. 철저한 규율과 현장 밀착 지원이 호성적의 배경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 사격은 추가은(임실군청)이 지난달 23일 여자 10m 공기권총에서 첫 금메달을 따낸 데 이어, 10월 1일 이건혁이 남자 25m 속사권총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금메달 2개를 쓸어 담았다. 최종 금메달 3개, 은메달 5개, 동메달 4개로 대회를 마쳤다.
 
종합 순위 1위는 '사격 최강' 중국(금 16·은 8·동 4)이 차지했다. 한국은 은메달이 앞서는 인도(금 3·은 8·동 4)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비록 당초 내걸었던 목표(금 5·은 9·동 5)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항저우 대회(금 2·은 4·동 8·종합 4위)와 비교하면 금메달과 은메달을 하나씩 늘렸고 순위도 한 계단 끌어올렸다.
 
한국 사격의 성과 뒤에는 대표팀의 강력한 내부 기강과 치밀한 현장 관리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일 한국사격연맹에 따르면 수많은 국가대표 선수의 '스승'으로 통하는 한국체대 교수 출신 장갑석 총감독은 무엇보다 선수단 관리에 철저했다.
 
장갑석 총감독의 선수단 당부 사항. 대한사격연맹 제공

대회 기간 장 총감독이 선수단에 공지한 '국제대회 유의 사항' 11개 준수 수칙이 대표적인 사례다.
 
공지문 첫머리에는 '기내 이외에는 운동화 착용 유지(슬리퍼·크록스 절대 착용 금지) 관광 아님'이라는 단호한 문구가 적혀 있다. 또 △음주 절대 금지 △남·여 상호 간 방 출입 및 방문 절대 금지 △외국인이 건네는 음식물(특히 음료) 절대 취식 금지 △숙소 복귀 21시 원칙 △실탄 포함 수화물 철저 점검 등의 내용이 촘촘히 담겨 있다.
 
심지어 보안을 위해 '해킹 우려가 있는 공용 충전 케이블 사용 금지', 과거 복장 미착용 소송 사례를 짚으며 '복장 핑계 금지'까지 못 박았다. 장 총감독은 특히 인천과 전남 국제사격장에서 현지 숙소와 경기장 간 이동 시간(1시간 이상)과 사격장 벽면 색상까지 맞춰가며 선수들의 경기 몰입도를 높였다.
 
아시안게임 마지막 시상식을 마친 남자 속사권총 단체전 선수들과 대회 심판 등 운영진이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대한사격연맹 제공

연맹 수뇌부의 전방위 지원도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통역 2명을 경기장마다 한 명씩 배치했다. 소청 상황에 대비해 유로화 현금 봉투, 휴대용 프린터까지 준비했다. 이동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오자 강연술 회장은 대회 3일 차부터 14인승 전용 미니버스를 투입했다. 경기 당일 출전 선수와 코치 등 4명만 태워 조용하고 쾌적하게 이동하도록 배려했다.
 
지방연맹 회장단은 부실한 식사로 어려움을 겪던 선수단을 위해 라면과 김치 등 특식을 공수해 사기를 북돋웠다. 김현식 부회장은 선수단을 격려하기 위해 같은 식당을 사흘 연속 찾기도 했다.
 
장 총감독은 "직전 대회보다 성적을 끌어올린 것은 값진 성과"라며 "엄격한 규율을 믿고 따라준 선수들과 지도자들에게 고맙다"고 대회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대회를 마친 사격 대표팀은 다음 달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국제사격연맹(ISSF) 세계선수권대회를 위해 해단식조차 뒤로 미루고 곧장 담금질에 들어간다. 도하 세계선수권대회는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출전 쿼터가 걸린 대회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