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관저 이전 부당개입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건희씨와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 측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함께 기소된 김오진 전 국토교통부 1차관 측은 국회 위증 혐의를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조형우 부장판사)는 2일 김씨와 윤 의원, 김 전 차관 등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사건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어 피고인들은 모두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김씨 측은 이날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대통령 관저 이전 과정에서 김씨가 윤 의원에게 인테리어 업체 '21그램'을 소개했을 뿐 이후 업체 선정 등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공무원이 아닌 김씨를 직권남용 혐의의 공범으로 볼 수 없다는 주장도 폈다.
21그램 측으로부터 관저 공사 수주 대가로 디올 의류와 샤넬 제품 등을 받았다는 혐의도 부인했다. 김씨 측은 해당 물품이 선물이 아닌 '대리구매'였으며 비용을 정산했다는 입장이다.
윤 의원 측도 혐의를 부인했다. 윤 의원 측은 21그램이 관저 이전 공사를 맡도록 하라는 지시가 실제 실행되지 않았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해산된 이후에는 관저 이전 공사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반면 김 전 차관 측은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를 인정했다.
특검팀은 김 전 차관이 2024년 10월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관저 공사업체인 21그램을 추천한 사람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 허위 증언이라고 판단해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김 전 차관은 이후 종합특검 수사 과정에서 윤 의원의 지시로 21그램을 관저 공사 업체로 선정했다는 취지로 진술을 번복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김 전 차관 측은 관저 이전 과정에서의 직권남용 등 별건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변호인은 실제 건설업체 명의 대여가 이뤄지지 않았는데도 특검이 그 과정에서 이뤄진 행위를 별도의 직권남용 기수 행위로 보고 기소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함께 기소된 21그램 관계자 김태영씨와 조우연씨 측도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재판부는 오는 19일 김 전 차관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들을 상대로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할 예정이다.
종합특검은 김씨가 대통령 관저 이전 과정에서 자신과 친분이 있는 김태영씨가 운영하는 인테리어 업체 21그램이 공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윤 의원에게 요청하고, 윤 의원이 당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관계자였던 김 전 차관에게 관련 지시를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21그램이 관저 공사를 맡을 수 있도록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게 특검의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