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 대한 재산분할금을 마련하기 위해 그룹 지주사인 SK㈜의 지분 9440억 원어치를 매각하기로 했다. 이는 최근 법원이 지급하라고 판결한 금액과 일치하는 액수다.
이번 매각으로 SK㈜의 최대주주인 최 회장의 지분율 감소분은 2.3%에 불과해 경영권 유지 기반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게 최 회장 측 입장이다. 시장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매각 방식을 택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SK㈜는 최대주주인 최 회장이 보유 주식 165만 3924주(2.3%)를 매각할 예정이라고 2일 공시했다. 이는 총 9440억 원에 달하는 규모다. 매각 예정일은 한 달 뒤인 11월 2일이며,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이뤄진다. 예정대로 매각이 완료되면 최 회장의 SK㈜ 지분율은 17.8%에서 15.5%로 줄어든다. 특수관계인 포함 시 지분율은 25.2%에서 22.9%로 변동된다.
최 회장의 지분 매각 규모는 지난 7월 법원이 판결한 재산분할액과 같다. 당시 서울고법 가사1부(이상주 부장판사)는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재산분할 파기환송심에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금 9440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최 회장은 이 가운데 7천억 원은 받아들이되, 나머지 2440억 원은 대법원 재상고심에서 다투기로 했다.
최 회장 측도 이번 지분 매각 결정에 대해 "재산분할 소송 관련 개인 자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간 최 회장이 거액의 재산분할금을 어떻게 마련할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렸는데, SK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근간인 SK㈜ 지분 일부 매각을 택한 것이다.
다만 매각분이 2.3% 수준이라는 점에서 경영권 유지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전망이다. SK㈜도 "이번 최대주주(최 회장)의 거래는 SK㈜ 경영의 안정성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추진된다"며 "거래 이후에도 최대주주 지위는 동일하며, 특수관계인 포함 지분율도 20% 이상, 의결권 있는 주식 기준 30% 이상을 유지하는 등 회사의 안정적 경영 기반엔 변동이 없다"고 강조했다.
매각 예정 지분 가운데 5440억 원어치는 전략적 투자자에게 매각된다. 인수 주체는 SK㈜의 사업 경쟁력과 중장기 성장 가능성 등을 고려해 지분 매수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4천억 원어치는 증권사 대상 PRS(주가수익스왑) 방식으로 매각된다. PRS는 주식을 시장에 바로 파는 것이 아니라, 주가 변동에 따라 계약 당사자 간 손익을 정산하는 구조의 거래다. 계약 기간은 3년이다. 결국 이번 매각에 따른 시장 영향을 최소화하면서도 SK㈜의 기업 가치도 유지하는 방안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방식이라는 게 최 회장 측 설명이다.
최 회장 측은 "앞으로도 책임경영과 SK㈜ 기업가치 제고에 주력할 예정이며, SK㈜ 역시 기존의 성장 전략과 투자 계획, 주주가치 제고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