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어린이집 다니는데 이름만 슬쩍…"보조금 1억 시설, 폐쇄 정당"

다른 지역 어린이집 아동 허위 등록, 원생 허위 출석도
어린이집 폐쇄·보조금 환수 등 구청 처분에 "위법" 소송
법원 "조사·공표 절차 적법…처분 부당하다 볼 사정 없어"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 자료사진

다른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동을 허위로 등록하거나 보육교직원이 근무하는 것처럼 꾸며 1억원 규모의 보조금을 챙긴 어린이집의 명단을 공개하고 시설을 폐쇄한 것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행정법원 제8부(양순주 재판장)는 서울 강동구의 A 어린이집 전·현직 대표 2명 등이 서울 강동구청장을 상대로 낸 명단공표 처분 취소와 어린이집 폐쇄 처분 취소 청구 등을 기각했다. 보조금 환수와 제재부과금 부과, 원장자격취소 처분 취소 청구도 모두 기각됐다.

강동구청은 지난 2024년 A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총 24개월 치 보조금 부정수급 행정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총 1억 1800여만 원의 부정수급을 적발했다.

조사는 다른 지역 소재 어린이집에 다니는 실제 아동 2명이 A 어린이집에도 등록돼 있다는 민원에서 시작됐다. 또 아동이 이미 하원했는데도 더 나중에 하원한 것처럼 기록돼 있거나 결석했는데도 등원한 것으로 허위 기록된 사례가 적발됐다.

영아반 개설·유지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 해당 반 구성원 상당수를 허위 등록한 아동으로 꾸린 사실도 드러났다. 어린이집 측은 아동 허위등록과 허위출결로 연장보육료·급식비 등 약 2000만 원을 부정수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보육교직원 6명의 명의를 허위로 등록해 인건비·수당 등 9800만 원을 받아낸 사실도 밝혀졌다. 또 보육자격을 가지고 있지 않은 직원을 담임교사로 일하게 하고, 비용지출 서류와 보육일지 등을 관리하지 않아 어린이집 운영기준을 위반한 경우도 발각됐다.

이에 구청은 2024년 12월 어린이집 폐쇄와 함께 전·현직 대표자 2명에겐 각각 보조금 환수·제재부과금을 부과했고, 실질적 운영자였던 원장 1명에 대해선 원장 자격을 취소했다. 또 이듬해 1월에는 어린이집 이름과 대표자, 원장, 위반행위와 처분 내용 등을 3년간 공표하기로 했다.

그러자 이들은 구청이 행정조사 전에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았고, 학부모 등 제3자 조사 사실도 알리지 않았으며 강압적으로 조사가 이뤄졌다고 주장하며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공표처분도 절차가 위법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들의 청구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증거인멸 우려가 있었기 때문에 구청이 행정조사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고 구두로 조사 목적을 알린 것은 적법하다는 판단이다.

재판부는 "이 사건 행정조사는 행정조사를 실시하기 전에 관련 사항을 미리 통지하는 때에는 증거인멸 등으로 행정조사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조사현장에서 행정조사의 목적 등 구두통지가 적법하게 이루어졌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또 재판부는 공표 절차에도 하자가 없다고 봤다. 공표 사전통지에 근거 법령과 위반사항, 처분 내용, 공표기간이 모두 적혀 있었고 선행처분에는 환수금과 제재금 산정 근거가 상세히 담겨 있었기 때문에 이유 제시가 충분했다고 판단했다.

이밖에 선행처분 사유의 구체적 내용과 법 위반 정도, 공표를 통해 확보하려는 "영유아 및 가정의 복지 증진이라는 공익" 등을 종합해도 "공표처분이 현저하게 부당하다고 볼 특별한 사정은 찾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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