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 주장이라지만…" 2년 차 캡틴 정지석의 무거운 책임감

정지석. 대한항공 점보스 제공

남자 프로배구 대한항공의 주장 정지석이 통합 2연패를 향한 강단 있는 각오를 품고 해외 전지훈련에 돌입했다.

지난 1일 오후 일본 오사카에 도착한 대한항공 선수단은 오는 7일까지 오사카부 사카이시 일원에서 전지훈련을 소화한다. 해외 전지훈련은 지난 2024년 이후 2년 만이다. 선수단은 2일 오사카부 사카이시에 위치한 일본제철 사카이 체육관에서 본격적인 첫 훈련을 시작하며 일본 SV리그 사카이 블레이저스와의 합동훈련 및 연습경기에 들어갔다.

팀의 주장으로 두 번째 시즌을 맞이한 정지석은 이번 전지훈련을 새 시즌 조직력을 다지는 가장 중요한 분기점으로 삼고 있다. 정지석은 "지난 시즌에는 형들과 동료들이 많이 도와준 덕분에 우승할 수 있었지만, 올해는 방심할 수 없다. 모두가 우리 팀을 이기려고 할 테니까 최대한 작년 이상을 보여주려고 노력해야 한다"라며 "선수들에게 '쉽게 포기하지 말고 0-3으로 무기력하게 지는 경기가 없도록 끝까지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팀이 되자'고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실 정지석에게 '주장'이라는 자리는 남다른 무게감을 지닌다. 처음으로 주장을 맡았던 지난 시즌 팀을 통합 우승으로 이끌며 최고의 영예를 누렸지만, 그 과정이 평탄만 했던 것은 아니다. 전성기 이상의 기량을 뽐내며 맹활약하던 중 찾아온 지독한 피로골절 부상으로 집에서 깁스를 한 채 멍하니 앉아 있어야 했을 때는 모든 것이 허무하게 느껴질 정도로 뼈아픈 시련이었다.

하지만 그 힘든 시간 속에서 곁을 지켜준 가족들은 가장 큰 버팀목이었다. 정지석은 "부상으로 완전히 무너질 것 같았을 때, 아내가 옆에서 멘탈을 단단히 잡아주며 '괜찮다'고 다독여준 덕분에 큰 힘을 얻었다"라며 가족을 향한 고마움을 전했다. 이처럼 시련을 딛고 일어선 그는 여전히 팀의 든든한 중심을 지키고 있다.

정지석. 대한항공 점보스 제공

이번 시즌 대한항공은 리베로 이상욱을 비롯해 외국인 선수와 아시아쿼터까지 코트 절반 이상이 새로운 얼굴들로 바뀐 채 출발한다. 정지석은 새롭게 합류한 아시아쿼터 세터 야마모토에 대해 "굉장히 똑똑하고 현실에 맞게 플레이할 줄 아는 훌륭한 선수"라고 평가했다.

이어 새로 합류한 리베로 이상욱 등을 언급하며 "공을 올리는 세터부터 시작하는 리시버 상욱이까지, 우리 시스템에 얼마나 빨리 적응하느냐가 이번 시즌의 문제이자 과제"라고 짚었다. 여기에 아시안게임 일정을 소화한 임동혁, 임재영, 최준혁, 정한용 등 대표팀 차출 선수 4명도 오는 4일 팀에 합류해 오사카 훈련에 본격적으로 힘을 보탤 예정이다.

변화의 바람 속에서도 팀의 중심은 단단하다. 팀 내 네 번째로 나이가 많은 정지석은 "한선수 형 등 고참 형들이 이제는 저를 존중해 주고 배려해 준다"며 "나는 말만 주장이지 사실상 '바지 주장' 느낌이다. 형들이 뒤에서 큰 힘을 주고 있다"라며 너스레와 함께 끈끈한 팀워크를 자랑했다.

무엇보다 정지석을 지탱하는 또 다른 원동력은 완벽을 향한 집념이다. 여전히 수술까지 고민해야 할 정도로 완벽히 낫지 않은 몸 상태지만, 그는 "안 좋은 동작은 아예 하지 않고, 신발도 바꿔보고 깔창도 바꿔보는 등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몸 관리를 하고 있다"라며 악전고투 속에서도 의지를 다지고 있다.

"길게는 팀의 통합 우승과 개인상, 짧게는 매 경기 MVP를 타겠다는 포부로 뛰겠다"는 정지석. 아픔을 딛고 다시 일어선 에이스가 그려갈 대한항공의 오사카 땀방울은 오는 7일까지 뜨겁게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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