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세계 최상위 AI를 추격하기 위해 국산 모델 개발 사업의 새 공모를 준비한다. 내년 예산안에 반영한 4조 7천억원의 출자 구상을 바탕으로 기존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독파모)'에 참여하지 않은 기업에도 문호를 열 방침이다.
다만 독파모에서 최종 선정될 두 팀에 약속했던 지원을 새 사업에 어떻게 반영할지는 아직 정하지 못했다. 프런티어(최상위) AI 개발에는 대규모 재원을 투입하고, 기존 모델은 산업 현장 활용을 넓히는 두 갈래 지원 체계를 설계하고 있다.
최상위 AI 개발 판 키운다…12월 공모 목표
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12월 국회의 예산 승인 이후 곧바로 프런티어 AI 개발 사업의 수행 주체를 공모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정부의 구상은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데이터, 인재 등에 대한 지원 규모를 키워 국내 기업이 오픈AI의 GPT-6 아스트라나 앤트로픽의 클로드 페이블 같은 최상위 모델 개발에 도전하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가 투자자로 참여하고 성과가 국민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출자 방식을 택했다고 한다. 민간 투자도 연계할 계획이지만, 수행 주체의 구성과 선정 기준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
과기정통부는 사이버보안 능력이 뛰어난 앤트로픽의 클로드 미토스 등장과 국내 AI 기술에 대한 국제 평가를 계기로 지원 전략을 재검토해 왔다고 설명했다. 기존 기업별 경쟁 구조와 지원 규모로 급변하는 최상위 모델 경쟁에 대응할 수 있는지 다시 살펴봤다는 것이다.
국내 모델의 성과는 투자 규모를 키워 도전할 근거가 됐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올해 상반기 독파모에 참여한 4개 팀의 모델이 모두 미국 AI 연구기관 에포크AI의 '주목할 만한 AI 모델'에 등재됐다고 발표했다. 제한된 자원으로 쌓은 개발 역량을 더 큰 투자와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물론 정부도 미국 선두기업과 대등하게 경쟁하기에는 투자 규모에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고 인정한다. 다만 정부와 민간의 투자를 같이 확대하면 중국 최상위 모델에 버금가는 수준에는 도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구체적인 성능 목표와 평가 기준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공모 기회는 기존 독파모 참여 기업에 한정하지 않을 계획이다. 류제명 2차관은 지난 2일 언론간담회에서 "독파모에 참여하지 않은 외부 기업이 더 높은 성능을 낼 수도 있다"며 "대기업에만 국한하지 않고 기술력 있는 스타트업에도 공정하고 합리적인 참여 기회가 보장돼야 한다는 원칙으로 설계하고 있다"고 밝혔다.
독파모 '톱2' 선발 유지…후속 지원은 미정
당장의 과제는 새 공모와 기존 독파모의 후속 지원을 연결하는 문제다. 정부는 당초 3단계 평가에서 선정된 두 팀에 내년까지 GPU를 각각 1천 장씩 지원해 모델 성능을 높이게 할 계획이었다.정부는 일단 3단계 평가를 거쳐 두 팀을 가리는 절차는 그대로 진행할 방침이다. 다만 이후 지원을 프런티어 모델 개발과 산업 현장 활용·확산으로 나눌 방안을 설계하고 있다.
이는 최상위 기술 확보에는 대규모 자원을 투입하고, 산업 현장에서 선택받을 수 있는 모델은 서비스와 활용성을 강화하도록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확산 분야는 기존 선정팀에 그치지 않고 더 많은 기업을 지원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다.
정부는 당초 지원 계획에 대한 기업들의 신뢰를 고려해 독파모 최종 선정팀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인 우대 방식과 수준은 아직 정하지 못했다. 프런티어 사업에 참여하지 않는 선정팀에 대한 지원도 미정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독파모가 없었다면 지금 프런티어 모델에 대한 대응을 논할 수 있는 역량까지 왔겠느냐"며 "기존 독파모 참여기업도 키워야 하고, 프런티어 모델 개발도 효과적으로 해야 한다. 두 가지를 함께 달성할 수 있도록 설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일정은 독파모 평가와 연계한다. 3단계 사업 수행 기간은 내년 1월 말까지, 평가 완료는 2월 중순쯤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이 결과를 종합해 이르면 2월 프런티어 사업의 출자 대상을 선정하고, 3월 또는 최대한 이른 시점에 개발을 시작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