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조세심판 10건 중 9건 '90일 초과'…납세자 권리구제 하세월

세종특별시 소재 조세심판원 전경. 조세심판원 제공

지난해 조세 부과에 불복해 이의를 제기한 납세자 사건의 약 90%는 법정 처리기한인 90일을 넘겨 처리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세금은 납기일 준수를 강조하면서, 정작 부당과세 관련 시정은 몇 달씩 끄는 상황이 모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조세심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조세심판원은 △국세 4650건 △지방세 3219건 등 총 7869건의 사건을 처리했다.
 
이 중 90일을 초과해 처리된 사건은 △국세 4092건 △지방세 2761건 등 총 6853건으로, 전체 대비 87.1%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기한 초과 비중은 국세 사건이 88%, 지방세는 85.8%다. 평균 처리기간도 국세 204일, 지방세 255일 등 6개월을 훌쩍 넘겼다.
 
정부는 위법 또는 부당한 조세 관련 처분을 받았거나 필요한 처분을 받지 못한 경우, 조세심판원에 심판 청구를 제기해 잘못 부과된 세금을 바로잡도록 조치하고 있다. 조세심판 청구는 처분 통지일로부터 90일 이내에 접수해야 하며, 이의신청을 거쳐 청구할 때도 결정 통지일로부터 90일 안에 제기해야 한다.
 
그리고, 조세심판원장은 청구가 이뤄진 날로부터 90일 이내 결정을 내려야 한다.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 연합뉴스

주목할 점은 처리기간이 90일을 넘긴 사건 비중이, 최근 들어 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국세·지방세 합산 사건 중 90일 초과 처리비율은 2023년 49.5%(1만 6292건 중 8058건)에서 2024년 64.2%(1만 11건 중 6429건)로 증가했다. 이후 작년 기준 87%를 기록했으니, 2년 새 40%p 가까이 오른 셈이다.
 
이는 불과 3년 전인 2023년만 해도 조세심판원이 법정기한 내 사건 처리 비율이 50.3%에 이른다고 발표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당시 평균 사건처리 기간도 전년 대비 62일 단축됐다고 밝힌 바 있다. 조세심판원은 이에 대해 "역대 최고 실적"이라고 납세자 권리 보호 성과를 강조했었다.

물론, 그 직전인 2022년에는 90일 초과 처리비중이 94.3%에 달했던 만큼, 연도별 편차는 어느 정도 감안하는 게 합리적이다. 하지만 2023년 일시 개선 후론 2년째 상승해 90%에 육박 중인 추세 상, 처리 지연에 대한 근본적 점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박성훈 의원은 "세금은 납부 기한을 엄격하게 적용하면서 억울한 과세를 호소하는 납세자의 권리 구제는 수개월씩 기다리게 해선 안 된다"며 "당국은 장기미결 사건을 줄이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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