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전반에 제 아이디어가 많이 반영됐어요. (…) 자기 자신을 마주하는 듯한 느낌을 많이 줬고요. 앞으로 나아가고 싶어 하고 이루고 싶어 하는, 솔직하고 적나라한 이야기가 담겼습니다."
올해 3월 그룹 엔하이픈(ENHYPEN)을 떠나 홀로서기를 알린 가수 에반은 3개월여 만인 6월 선공개곡 '라이드 오어 다이'(Ride or Die)로 대중 앞에 섰다. 또 3개월이 흐른 지난달에는 타이틀곡 '데스 오브 미'(Death of Me)를 포함해 총 8곡이 실린 동명의 첫 번째 미니앨범 '데스 오브 미'(DEATH OF ME)를 냈다.
스스로 선택한 "새로운 출발선"에서, 솔로 아티스트로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한 에반은 자신의 이름을 건 첫 번째 미니앨범에서 8곡 전 곡 작사와 7곡 작곡에 참여하며 '열일'했다. 에반은 '나아감'이라는 주제에 몰두해 이번 앨범을 완성했다.
CBS노컷뉴스는 지난달 7일 나온 에반의 미니 1집 '데스 오브 미' 제작기를 들었다. 첫 번째 편은 이번 앨범에 수록된 '음악' 이야기다. 인터뷰는 지난 1일 서면으로 진행했고, 아티스트 에반과 소속사 빌리프랩의 A&R팀이 답변에 참여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Q. 데뷔 싱글 '라이드 오어 다이' 이후 앨범 단위로는 처음으로 '데스 오브 미'를 발표했습니다. 직역하면 '나의 죽음'이고, 언론 쇼케이스에서는 '음악적 소멸'과 비슷한 개념으로 설명했는데요. 본격적으로 '솔로' 에반으로서 음악을 들려주는 출발점에서 '죽음'이나 '소멸'을 큰 주제로 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에반 : 음악적으로 더는 나아가지 못한다고 느낄 때 두려워지곤 합니다. 뒤돌아보고 싶어 하지 않는 성격이기도 해서,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다짐을 비유할 단어로 '죽음'이 가장 먼저 떠올랐습니다.
A&R팀 : 솔로 아티스트로서 첫걸음을 내딛는 에반의 현재 모습을 가장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키워드가 무엇일지 고민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출발'을 역설적으로 표현하는 방향을 떠올리게 됐습니다.
Q. 타이틀곡 '데스 오브 미'부터 '낫 이너프'(Not Enough) '노이즈'(Noise) '트와일라잇'(Twilight) '이머추어'(Immature) '고잉 홈'(Going Home) 등 신곡 6곡과 기존에 발표한 '라이드 오어 다이'와 '오버플로우'(Overflow)까지 총 8곡이 실렸습니다. 정규앨범까지도 가능했을 곡 수인데, 이번 앨범이 미니앨범 형태로 9월에 나오게 된 배경이 듣고 싶습니다.
에반 : 에버(공식 팬덤명)분들께 저의 다양한 모습을 최대한 빨리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가장 컸습니다. 이번 컴백을 통해 많은 분이 궁금해하셨을 제 이야기를 전하고 싶어, 미니앨범이지만 여러 곡을 수록하게 됐습니다.
A&R팀 : 무엇보다 에반 자신의 음악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한 과제였기에, 앨범을 들었을 때 리스너들이 그 음악에 설득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메시지를 더 효과적으로 전할 방법을 논의한 끝에 8곡을 수록하게 됐습니다. 에반이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의 답을 찾고 고민하던 시기의 모습을 온전히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Q. 6월에는 '라이드 오어 다이'를, 이번에는 '데스 오브 미'를 타이틀곡으로 삼았습니다. 솔로로 선보이는 '첫 곡'과, '첫 앨범의 타이틀곡' 모두 의미가 남다를 것 같은데요. '라이드 오어 다이'를 선공개하고, '데스 오브 미'를 타이틀곡으로 정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에반 : 두 곡 모두 당시의 감정,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음악과 스토리가 자연스럽게 나온 곡이어서 타이틀곡으로 정하게 됐습니다. 특히 '데스 오브 미'에는 '앞으로 나아가겠다'라는 의지와 희망을 있는 그대로 전하고 싶었어요. 분명 그 마음에 공감해 주실 분들도 계실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Q. 앨범에 들어갈 곡을 추리는 과정이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곡마다 '이 앨범에 실려야 할 이유'가 있었을 것 같아요. 더불어 트랙 리스트를 이렇게 짜게 된 이유도 이야기해 주세요.
A&R팀 : "아티스트의 현재 모습을 잘 보여줄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진정성 있는 답이 될 만한 곡들 골랐습니다. '라이드 오어 다이'와 '이머추어'는 장르적 도전이 깃든 곡이고, '낫 이너프'와 '트와일라잇'은 에반이 자신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사운드로 접근한 곡입니다. '노이즈' '오버플로우' '고잉 홈'은 자신의 메시지를 진정성 있고 가감 없이 전할 수 있는 곡이며, '데스 오브 미'는 앞으로의 의지와 방향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곡입니다.
트랙 순서에서 전형적인 구성을 조금 벗어난 곡은 '노이즈'입니다. 차분한 곡은 대체로 앨범 후반에 배치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A&R팀에서도 후반 트랙으로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에반은 이 곡만큼은 초반에 배치해 자신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 했습니다. 앨범 전체를 들을 때 익숙한 순서는 아닐 수 있지만,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고려해 지금의 트랙 리스트로 정했습니다.
Q. '노이즈'를 듣다 보면 다른 곡과 달리 마이크와 가창자 사이 거리가 더 멀게 느껴지더라고요. 이 곡을 녹음할 때 특히 신경 썼던 부분이 있을까요.
에반 : '노이즈' 곡 자체에 인디 장르 분위기가 스며 있습니다. 곡의 주제에 맞게 아날로그적인 표현도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제작 과정에서도 표현력에 특히 신경 썼습니다.
A&R팀 : '노이즈'는 음향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한 곡입니다. 에반의 메시지를 가장 온전히 전할 트랙이 필요했고, 이를 위해 좀 더 개인적이고 사적인 분위기로 표현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전화 부스 너머로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느낌을 염두에 두고 녹음했는데, 보컬 믹스 단계에서도 그 방법이 효과적으로 작용한 것 같습니다.
녹음할 때는 마이크와의 거리에도 신경 썼습니다. 인트로와 아웃트로에서는 마이크와 최대한 거리를 두고, 본 곡에서는 더욱 사적인 분위기가 느껴지도록 거리를 좁혔습니다. 특히 2절 벌스가 시작될 때 마지막 "파인"(fine)을 녹음하면서 가장 가까이 다가갔던 것 같습니다.
Q. 에반씨는 수록곡 8곡 전 곡 작사와 7곡 작사에 참여했고, 앨범 전반의 프로듀싱을 맡았습니다. 모두 다 소중한 곡이겠지만 가장 마음에 들게 나온 가사와 멜로디가 어떤 곡의 어떤 부분인지 짚어주세요.
에반 : '낫 이너프'의 후렴구를 좋아합니다. 멜로디나 비트 역시 저의 색깔을 잘 보여드린 곡이라고 생각해요. 실제 무대 위에 올라섰을 때 개인적으로 가장 신나는 곡입니다.
Q. '라이드 오어 다이' 발매 당시 위버스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에반씨는 얼터너티브 알앤비(R&B) 사운드에 관한 취향이 뼛속 깊이 있지만 업비트, 슬로우 잼도 좋아하고 요즘은 록 펑크나 옛날 밴드 음악도 많이 듣게 됐다고 했습니다. 본인의 음악 스펙트럼이 "아직은 좁다"라고 느낀다는 고민도 털어놨고요. 이번 앨범에 다양한 장르가 실린 것은 그런 고민이 반영됐기 때문일까요? 또, 완성된 앨범을 보고 '음악적 스펙트럼' 부분에서 만족도는 어떤지 듣고 싶습니다.
에반 : 겉으로 드러나는 음악 색깔과 제가 느끼는 내적 완성도를 동시에 고려했을 때, 이번 앨범은 저를 가장 가깝게 표현할 수 있는 곡들로 구성된 것 같습니다. 음악적 스펙트럼 면에서도 어느 정도 만족하고 있습니다.
Q. 에반씨는 이번 앨범을 '거울'에 비유했고, 앨범 소개 글에도 "가장 진솔한 내면"이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데스 오브 미'에서 발견할 수 있는 에반씨의 가장 '솔직한 부분'은 무엇인가요?
에반 : '거울'처럼 저의 여러 모습을 담아낸 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수록된 8곡 모두 '결국 희망을 가진다'는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어요. 평소에도 안 된다고 생각하기보다 해낼 방법을 찾으려고 하는데, 그런 태도가 이번 앨범에 드러난 저의 가장 솔직한 모습인 것 같습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