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키나와에 주둔하는 미 해병대원이 현지 여성을 상대로 강도살인을 저지른 혐의로 체포된 가운데 일본 정부가 미국 측에 강하게 항의하며 재발 방지책 마련을 촉구했다.
4일 교도통신과 NHK에 따르면 오키나와현 경찰이 전날 나하시 호텔에서 3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과 관련해 후텐마 기지 소속 주일미군 해병대 데빈 제이콥 발라드(20) 일병을 강도살인 혐의로 체포했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전날 오전 4시 30분쯤 나하시 한 호텔에서 이 도시에 사는 30대 여성이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경찰은 이 여성이 살해된 것으로 보고 주변 폐쇄회로(CC)TV와 버려진 피해자의 소지품 등을 토대로 용의자를 추적했다.
현장 주변 CCTV 영상에는 외국인으로 보이는 짧은 머리 남성이 여성과 함께 투숙한 뒤 소지품을 들고 호텔을 빠져나가는 모습이 찍혔지만 용의자는 경찰에서 관련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기지 주둔 반대 여론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미군 병사가 강도살인 혐의로 체포되자 일본 정부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해당 사건에 대해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지극히 잔인하고 흉악한 사건이 발생한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 고인에게 애도를 표하며 유가족에게도 위로를 전한다"며 "일본 정부는 미국 측에 강력히 항의하는 한편 최대한의 수사 협조, 미군의 기강 확립, 사건·사고 재발 방지를 강력히 요구했다"고 밝혔다.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용납할 수 없으며 강한 분노를 느낀다"며 방위성 차원에서 미국 측에 항의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교도통신은 일본 측의 항의를 받은 조지 글래스 주일 미국대사가 깊은 유감을 표명하며 "일본 당국의 수사에 전적으로 협조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조처를 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오키나와현에 사령부를 둔 미군 제3해병원정군도 피해자 유족에게 애도의 뜻을 표하며 "이번 사태를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