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해킹사고, 동일 공격 IP 여러 곳 발견…AI활용 추정

무차별 공격 시도…금융사 7곳 해킹 피해 확인
공격 서버서 중국어 문자열 확인도

신한은행에 이어 KB국민은행, 하나은행 등 국내 주요 시중은행에서 전방위적인 인공지능(AI) 해킹 공격으로 고객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금융권 보안에 비상이 걸렸다.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의 경우 최근 외부 비인가자의 해킹 시도가 있었으나, 자체 침입 방지 시스템이 작동해 현재까지 파악된 정보 유출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4일 서울 시내에 설치된 여러 은행 ATM기. 연합뉴스

최근 은행 등 해킹사고에서 동일 공격자가 인공지능(AI) 도구를 활용해 공격한 정황이 발견됐다.

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신한·KB국민·하나·BNK부산은행과 예가람·웰컴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등 7개사의 침해 사고에서 동일한 공격자의 인터넷주소(IP)가 여러 곳에서 발견됐다.

시중은행을 공격한 IP와 저축은행·캐피탈사를 공격한 IP는 서로 다르지만 수법 자체는 유사했다. 공격자는 IP를 변경해 지속적으로 공격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국은 공격자가 AI 도구를 활용해 다수 금융사를 대상으로 대량으로 자동화된 공격을 했을 가능성도 보고 있다.

신한은행 해킹사고의 경우 공격자가 한국과 미국·일본·홍콩·싱가포르·베트남·태국·영국 등 여러 국가의 IP를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직원·대출모집인용 부가시스템에서 정보가 유출됐으며, 인터넷·모바일뱅킹 등 대고객 서비스 영향이나 금전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보안업계에선 이번 공격 서버에 '중국어 문자열'이 발견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문종현 지니언스 시큐리티센터장은 링크드인을 통해 공격에 쓰인 것으로 보이는 웹서버의 HTML 제목에서 'ARTEX-AI 자율 침투테스트 콘솔'이라는 중국어 문구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ARTEX는 대형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한 중국어 중심의 오픈소스 침투테스트 도구다. 다만 이 도구가 실제 공격에 쓰였는지는 금융당국이나 신한은행을 통해 공식 확인되지는 않았다.

금융당국은 해킹 사고를 3개 유형으로 분류해 대응하고 있다.

정보조회 서비스의 경우 본인 확인을 거치지 않고 대출신청 내역이나 기업대표정보를 조회할 수 있도록 개발이 잘못된 것으로 확인돼, 인증 절차가 누락된 서비스는 전수조사해 오류를 수정하거나 서비스를 차단하도록 했다.

직원 업무지원 서비스는 모바일 단말기 접근통제가 누락됐거나 권한 없이 접근할 수 있는 웹 취약점에 조치하지 않아 정보가 탈취된 것으로 보고, 사전 등록된 단말기로만 접속할 수 있도록 통제를 강화하고 취약한 웹서비스는 즉시 개선토록 했다.

홈페이지 서비스는 해커가 이미 알려진 보안 취약점을 파고들어 악성코드를 설치하고, 고객정보가 포함된 로그파일을 탈취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알려진 취약점은 조치하거나 서비스를 차단하는 등 보안 통제를 강화한다.

금융감독원은 전 금융권 약 500개사에 공격 IP와 보안 유의사항을 전파했다. 은행·카드는 오는 6일까지, 증권·보험·저축은행·전자금융업자 등은 오는 8일까지 긴급 점검을 마쳐야 한다.

점검 대상은 공격 IP 차단 및 피해조사여부, 외부노출 IT자산·서비스 식별 및 보안 강화 여부 등 12개 항목으로, 체크리스트에 따라 점검해 미흡 사항이 발견되면 즉시 보완해야 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전날 전체 금융권 회장과 침해사고 발생 금융사 임원들을 소집해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금융권 전체가 지금의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최고 수준의 경각심을 가져야 할 시점"이라며 철저한 보안 점검과 소비자 보호 조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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