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저출생 대응을 위해 난임 지원을 확대하고 있지만,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사업이 지방으로 이양되면서 거주지역의 재정여건에 따라 지원에 차이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사업의 지자체 예산은 지방이양 전인 2021년 670억원에서 지난해 1672억원으로 늘었다. 2022년 915억원, 2023년 1198억원, 2024년 1451억원으로 매년 증가해 4년 만에 1002억원, 149.6% 늘어난 규모다.
난임시술은 2017년 10월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다. 이와 별도로 건강보험 적용 뒤 남는 본인부담금과 일부 비급여 등을 지원하는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사업은 2022년 지방으로 이양됐다.
다만 지방이양 이후에도 지원 확대는 정부 주도로 이어졌다. 정부는 2024년 전국 17개 시도의 소득기준을 폐지하고, 지자체 난임시술비 지원횟수도 체외수정 20회와 인공수정 5회 등 최대 25회까지 확대했다. 같은 해 11월부터는 건강보험 지원기준을 난임부부당 25회에서 출산당 25회로 늘리고, 45세 이상 여성의 건강보험 본인부담률도 50%에서 30%로 낮췄다.
복지부도 이 같은 지원 확대에 따라 지자체의 추가 재정부담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했다. 다만 정부 정책 변경으로 지방정부의 부담이 실제 얼마나 늘었는지, 예산 부족으로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한 지자체가 얼마나 되는지는 별도로 관리하지 않고 있다고 의원실에 답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2023년 '재정분권 정책 및 지방이양 사업 평가'에서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사업을 주요 쟁점사업으로 꼽고, 지방이양 이후 지자체의 재정부담과 정책 여건에 따라 지역별 지원혜택에 편차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방정부에서도 국고사업 전환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세종시와 인천시가 국비사업 전환을 요구했고, 지난해 9월에는 인천·대전·경기·전남·경남 등 5개 시도가 난임시술비 지원사업 등을 국고보조사업으로 전환해 달라고 공동 건의했다.
소병훈 의원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난임부부들이 어느 지역에 살든 필요한 지원을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아이를 간절히 원하는 국민에게 거주지역의 재정여건에 따라 지원에 차이가 생길 수 있다는 불안까지 떠안겨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