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당장 정상 가동은 불가능"…중수청 준비 미흡 인정

예산·직제·관사 등 곳곳 미정…"조직 우왕좌왕"
"검찰식 '답정너' 수사 않겠다…공정과 절제 원칙"
"검찰과 다른 조직 될 수 있도록 깃발 들겠다"

임은정 광주지방중대범죄수사청장이 6일 오전 전남광주 북구 중흥동 광주중수청 앞에서 출근길 약식 문답을 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은정 광주지방중대범죄수사청장이 중수청 출범 나흘 만인 6일 "당장 정상 가동은 불가능하다"며 준비가 미흡한 상태에서 문을 연 데 대해 시민에게 양해를 구하고 사과했다.

임 청장은 이날 오전 8시 50분 전남광주 북구 중흥동 광주중수청 청사 앞에서 열린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 기자회견, 문답) 에서 "수사기관은 큰 공간에 수십 개의 책상과 사람이 있다고 해서 시스템이 갖춰지는 곳이 아니다"며 "한두 달 안에 정상화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당장 대규모 수사에 착수할 것으로 기대하는 시민에게 당분간 양해를 구할 수밖에 없다"며 "범정부 차원의 지원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임 청장은 "문도 달리지 않았는데 승객을 태울 수는 없고 운전하면 교통사고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정상적인 발차는 불가능하지만 부분적으로라도 가동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설명했다.

출범 준비 과정의 미비점도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임 청장은 지난 3일 광주중수청에 와서 상황을 확인한 결과, 예산 등이 제대로 내려오지 않아 조직이 우왕좌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5급 이상 간부들도 출범 전날인 지난 1일에야 부임지를 통보받았고 직제표 역시 출범 직후까지 확정되지 않은 상태였다고 말했다.

임은정 광주지방중대범죄수사청장이 6일 오전 전남광주 북구 중흥동 광주중수청 앞에서 출근길 약식 문답을 하며 취재진을 향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부 직원들의 주거 문제도 해결되지 않았다고 했다.

임 청장은 "관사가 어디까지 지급되는지, 월세 지원금이 얼마까지 나오는지 중수청 안에서 아는 사람이 없는 상황"이라며 "저도 당분간 호텔에서 지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소청에서 광주중수청으로 넘어오는 사건도 아직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임 청장은 "고소·고발장이 접수된 것은 알고 있지만 공소청에서 넘어온 사건은 아직 없다"며 "현재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건이 넘어오면 어떻게 처리할지 전국 지방청이 함께 고민해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향후 수사 원칙으로는 '공정'과 '절제'를 강조했다.

임 청장은 과거 검찰 수사를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 하면 돼) 수사'라고 비판하며 공정하고 절제된 수사를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임 청장은 "될 만한 사건이라고 끝까지 파거나 가족까지 파고드는 절제되지 않은 수사에 문제가 있었다"며 "적어도 광주중수청에서는 그런 일이 없도록 지휘하겠다"고 강조했다.

경찰과 중수청의 수사 대상이 겹칠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방청장 차원에서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면서도 "사건 선택과 수사 과정에서 공정성과 절제의 원칙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임 청장은 초대 청장으로서 책임자의 역할과 광주중수청이 지향할 조직 문화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임 청장은 "책임자는 실무자들이 소신을 지킬 수 있도록 우산이 되고 지지대가 돼야 한다"며 "당연히 할 말을 하는 데 어려움이 없고 당연히 해야 할 일을 당연히 하는 조직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광주가 한국 현대사에서 민주주의의 등불이자 깃발이었던 것처럼 광주중수청도 검찰과 다른 조직이 될 수 있도록 그 깃발을 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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