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보이스피싱 등 범죄조직에 대포폰과 대포통장을 공급한 일당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모두 서귀포지역 선후배 사이로 주변 사람들을 끌어들여 범행 규모를 키웠다.
서귀포경찰서는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전자금융거래법,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로 20대 A씨 등 27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4명을 구속했다고 6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4월 초까지 서귀포시 한 상가건물 3층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대포폰과 대포통장 등을 모집해 다른 지역의 범죄조직에 공급한 혐의다.
경찰 조사 결과 A씨와 B씨 등 2명이 총책 역할을 맡았고 평소 알고 지내던 C, D, E, F씨 등 4명을 모집책으로 끌어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들 모집책은 다시 지인 21명을 모집해 대포폰과 대포통장 등을 만들게 했다.
A씨와 B씨는 모집책들에게 대포폰 등을 가져오면 건당 약 300만 원을 지급하겠다고 제안했다. 다만 실제로는 모집책과 제공자가 돈을 나눠 갖거나 약속한 돈을 받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A씨와 B씨는 이렇게 모집한 대포폰과 대포통장, 신분증, OTP카드 등을 다른 지역에 있는 상선에게 넘겼고 해당 조직은 이를 보이스피싱이나 불법 도박사이트 등 범죄에 사용했다.
다만 A씨와 B씨는 조직폭력배 등 범죄조직 소속은 아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B씨로부터 대포폰 등을 모집해 돈을 벌 수 있다는 제안을 받고 범행을 시작했다는 취지로 진술힌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수사는 지난 3월 가담자 가운데 1명이 자신의 계좌가 정지됐다며 경찰서를 찾아 상담을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해당 인물이 지인에게 대포통장을 넘긴 사실을 확인했고 수사를 확대해 모집책과 총책을 차례로 특정했다.
경찰은 범죄수익금 약 5500만 원을 기소 전 추징보전하는 한편 대포폰과 대포통장을 넘겨받은 범죄조직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