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중대범죄수사청의 초대 수장으로 부임한 김기욱 청장이 정치적 중립성과 수사의 독립성을 강조하며 과거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현 상황에서 제기되는 우려에 무거운 마음을 표하면서도 청사 미비와 인력 부족 등 구체적인 현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김 청장은 개청 나흘만인 6일 오전 부산 강서구 명지동 부산중수청 청사에 처음 출근하며 취재진과 질의응답에서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은 몇 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에 대한 반성적 고려에서 제도가 정비된 것 아니겠느냐"라며 "과거와 같은 일은 당연히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다. 구체적 방안에 대해선 차근차근 설명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 청장은 검찰 조직 폐지와 중수청 출범으로 수사체계가 크게 바뀌었지만, 피해자 권익 보호와 피의자 인권 옹호라는 형사소송의 기본 원칙은 변함없이 준수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형사사법 체계, 특히 수사 체계에 많은 변화가 있게 됐지만, 피해자의 권익 보호와 피의자의 인권 옹호라는 형사소송의 대원칙에는 변함이 있을 수 없다"며 "부산중수청은 이러한 형사소송의 목적을 가장 잘 지켜나가는 수사기관이 되도록 하겠다"고 취임 각오를 밝혔다.
이날 첫 도어스테핑에서는 부산청 인력과 청사, 내부 인사 등 구체적인 현안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지만, 답변은 매우 제한적이었다. 부산중수청은 현재 직제상 정원 322명의 74%가량만 채용됐고, 4급 공보관을 비롯한 주요 보직의 인사도 마무리되지 않았다.
청사 조성도 미비한 상태다. 민간 건물의 10~23층 모두 14개 층을 임차했지만, 현재 사무공간으로는 3개 층만 사용하고 있다. 현재 근무 인력은 모두 이 3개 층에 모여 있다.
김 청장은 "내부적인 계획은 어느 정도 세워져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직 정확한 구체적 일정까지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계획 내에서 지연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중수청이 공소청과 멀리 떨어져 있어 영장 업무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전국 지방중수청의 공통적인 문제라고 답변했다.
김 청장은 "모든 지방중수청이 고등법원 관할을 기준으로 해 관할 지역이 매우 넓다"며 "이 부분은 정부 차원에서 제도적으로 차근차근 정리해 나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현재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사건을 부산지방공소청 서부지청에도 송치할 수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아직 협의 중이라고 한다. 세부 내용은 나중에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김 청장은 출범 초기 가장 주안점을 둘 사안으로 민원인의 불편 해소를 꼽았다. 그는 "미흡한 부분이 많다고 하지만 민원 업무에는 소홀함이 있어선 안 된다"며 "민원 접수 등에서 민원인의 불편함이 없도록 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해결하려 한다. 그 이후 산적한 많은 문제들을 빠르게 해결해 나가겠다.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서울 서라벌고와 경희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사법연수원 33기를 수료한 판사 출신이다. 수원지법 성남지원과 춘천지법 강릉지원 등에서 판사로 근무한 뒤 변호사로 개업했으며, 최근에는 안권섭 특별검사가 이끈 이른바 '관봉권·쿠팡 의혹 특검팀'에서 특별검사보로 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