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을 앞둔 우상호 강원특별자치도지사가 제1공약으로 내세웠던 강릉 SK AI 데이터센터 사업을 둘러싸고 당초 공약과 달라진 사업 규모와 추진 과정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강원평화경제연구소는 6일 성명을 내고 우 지사가 지방선거 당시 강릉에 1GW급 SK AI 데이터센터를 유치하겠다며 '최대 70조 원 투자, 20만 개 일자리, 최대 10조 원 세수 효과'를 내세웠지만 최근 SK 측에 400MW 규모의 1단계 사업부터 시작하자고 제안했다고 밝힌 점을 지적했다.
연구소는 당초 공약 규모에서 60%가 축소된 것 자체보다 강원의 산업 지도를 바꾸겠다고 밝힌 '제1공약'이 충분한 검증 과정 없이 추진된 경위와 내용이 여전히 공식적으로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제기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우 지사의 관련 발언은 선거 전후로 크게 달라졌다.
우 지사는 지방선거를 앞둔지난 5월 15일 강릉선대위 출범식에서 강릉 AI 데이터센터 사업과 관련해 "국내 5대 대기업 중 한 곳과 최종 협의를 마쳤다"고 밝히며 "이 프로젝트는 단순히 데이터센터 하나를 짓는 사업이 아니다. 강릉 일대는 물론 강원의 산업 지도를 완전히 바꾸는 대전환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20여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확언했다.
지난 5월 22일 동해시 유세에서는 이 사업을 최대 70조 원 규모의 국가적 프로젝트인 AI 데이터센터라며 "투자를 유치했다"고 강조했다. 또 "대한민국 대표 5대 재벌 대기업 중 한 곳이 추진하는 사업"이라며 "공사가 시작되면 10년간 연인원 20만명이 투입되고, 10만평에 10층 높이 건물이 들어서게 된다"고 구체적인 수치와 전망을 제시했다.
그러나 당선 이후에는 사업에 대한 설명이 달라졌다.
지난 6월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우 지사는 사업에 대해 "아직 확정적으로 발표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밝히면서 데이터센터 사업의 핵심 장애물로 '변전소' 문제를 거론했다. 당시 우 지사는 기업의 투자 의사는 변함없다고 하면서 조건은 "강원도와 정부 기관들이 맞춰줘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 21일에는 "후보 시절 변전소 용량이 1GW가 안 된다는 사실을 파악하지 못한 것은 맞다"고 인정했다. 같은달 29일 영동지역 기자간담회에서는 당초 공약했던 1GW급 사업에서 한발 더 물러나 SK 측에 "전기 용량에 맞춰 400MW 정도의 1단계" 사업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이 같은 사업 추진 경과를 두고 당초 제시했던 '1GW·70조 원·20만개 일자리, 유치 확정'은 사라지고 현재는 '400MW 1단계, 기업과 협의 중'이라는 우 지사의 설명만 남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우 지사가 사업 확정 발언을 한 이후 100여 일이 넘도록 SK 측의 '공식 입장'이나 '투자의향서', '협약서' 등을 찾아볼 수 없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연구소는 이를 두고 "150만 강원도민을 기만한 것이며 '실언'이 아니라 사업 '실패'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대체 냉장고를 들이면서 '콘센트'도 확인하지 않는 주인장이 어디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연구소는 우 지사에게 취임 100일을 맞아 대도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SK와의 그간 협의 내용과 1GW에서 400MW로 축소된 과정과 경위를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연구소는 우 지사의 취임 전후 행보와 관련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연구소는 선거 초반 도내 최대 쟁점 중 하나였던 고은리 도청 신청사 재원 마련 문제를 오도해 선거 기간 내내 '강원도를 모르는 정치인'이라는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당선 이후에는 인수위원장의 '전과'를 파악하지 못한 채 인선을 발표했다가 급히 교체하는 일도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나철성 강원평화연구소장은 "구렁이 담 넘어가듯 어물쩍 넘어가려 하지 말고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잘못이 있다면 고개 숙여 공식 사죄하고 책임을 물어야 할 대상이 있다면 마땅히 엄중히 책임을 묻고 실효성 있는 후속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