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혼자 있는 노인 등의 건강·안전 상태를 24시간 살피고, 이상징후가 감지되면 필요한 돌봄서비스로 연결하는 체계를 구축한다. 내년 400가구와 12개 시설에서 관련 모델을 실증하고 2028년부터 공공 돌봄을 중심으로 확산할 계획이다.
움직임 없을 때만 확인→AI가 생활패턴까지 분석
보건복지부는 6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복지·돌봄 AI 대전환 로드맵'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번 로드맵은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돌봄 수요 증가와 인력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한국은행은 2043년 요양보호사가 99만명 부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정부는 우선 재가 돌봄에 AI 기기와 장비를 결합한 '스마트 홈'을 구축한다. 현재는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거나 응급호출이 발생하는 등 개별적인 정보를 토대로 위기상황을 확인한다. 움직임이 없는 경우 최대 6시간이 지나야 위기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앞으로는 평소 생활패턴과 건강상태, AI와의 대화 등 여러 정보를 종합해 이상징후를 조기에 감지하도록 바뀐다. AI가 이용자의 상태를 24시간 살피면서 건강·정서·안전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상징후가 발견되면 필요한 돌봄서비스로 연결한다.
정부는 내년 400가구를 대상으로 스마트 홈 모델을 실증한 뒤 2028년부터 공공 재가 돌봄을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확산할 계획이다. 대상도 노인에서 장애인으로 넓히고, 서비스 범위 역시 가정에서 복지관과 주간보호센터 등 지역사회로 확대한다.
2030년 이후에는 말동무와 안전감지, 건강관리 등을 하나의 기기로 제공하는 가정용 AI 자율추종 로봇 도입도 추진한다.
2시간마다 돌던 시설…센서로 이상상황 즉시 감지
돌봄시설도 AI와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하는 '스마트 시설'로 전환한다. 현재 시설에서는 야간에 종사자가 2시간마다 직접 순회하며 이용자의 안전과 수면, 배변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앞으로는 스마트 기저귀와 낙상·움직임 감지센서 등을 활용해 한 곳에서 상태를 확인하고 이상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대응하도록 하는 게 목표다. 단순·반복 업무는 AI가 맡고 신체 부담이 큰 업무는 돌봄로봇이 지원해 종사자가 직접 돌봄에 집중하도록 한다는 취지다.정부는 내년 12개 시설에서 스마트 시설 모델을 개발·실증한 뒤 인구감소지역 국공립 장기요양시설부터 적용하고 민간시설로 확대할 예정이다. 장애인 거주시설 등 시설 유형에 따른 모델도 별도로 개발한다.
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내년부터 AI·IoT 기반 돌봄기술 연구개발에 나서고 2028년부터는 피지컬 AI와 돌봄로봇 분야로 범위를 확대한다. 현장에서 효과가 확인된 기술은 장기요양보험 복지용구나 시설 수가, 바우처 등에 연계해 확산할 계획이다.
복지상담도 AI로…2029년엔 '원클릭' 신청
정부는 내년 경제적 위기가구를 보다 정밀하게 찾아내는 AI 모형을 도입하고, 2029년에는 고립·학대·돌봄 등 복합적인 위기까지 함께 발굴하도록 시스템을 고도화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생활환경 변화를 AI가 먼저 감지해 지원까지 연계하는 체계를 구축한다.
복지공무원과 돌봄 종사자의 반복 행정업무도 줄인다. 2028년까지 서류 접수·검증과 시스템 입력 등 정형화된 복지행정 업무의 50% 이상을 AI로 자동화하고, 물품관리와 지출결의서 작성 등 돌봄 현장의 행정업무도 단계적으로 디지털화할 계획이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돌봄인력 부족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AI 등 기술의 새로운 역할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AI는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반복 업무를 분담하는 조력자로, AI를 활용해 돌봄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돌봄 노동의 가치를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