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수 부산시장이 사직야구장 재건축과 퐁피두 미술관 부산분관 등 논란이 된 주요 사업의 추진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다. 하지만 애초 공언한 시간표는 지키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사회적 갈등은 여전히 향후 시정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체육정책 토론·발표…사직야구장 재건축 판단은 미뤄질 듯
6일 취재를 종합하면 전재수 부산시장은 7일 오후 1시 30분 시 체육회관 4층에서 '민선 9기 부산 체육정책 시민 대토론회'를 마련한다. '누구나 즐기는 모두의 스포츠, 스포츠 중심 도시 부산'을 슬로건으로 체육계 관계자와 시민 100여 명 등과 함께 지역 체육정책에 대해 의견 나누겠다는 취지다.여러 사업 중 핵심 현안은 '사직야구장 재건축'이 될 전망이다. 부산시는 노후 문제가 심해지는 사직야구장은 재건축해 2031년 개장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사업을 추진했다. 전체 예산은 2924억 원 규모로, 국비도 299억 원 확보했다. 부산 연고의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 구단도 800억 원이 넘는 비용을 부담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지난 7월 취임한 전재수 시장은 새 야구장은 북항에 조성하고, 기존의 사직야구장은 생활 체육 중심지로 개발하는 방향을 제시하며 재건축 사업 추진 여부를 다시 검토 중이다. 이후 '북항 복합형 돔 아레나' 사업을 구체화하고 이달 문화체육관광부 공모 사업을 준비하면서, 사직야구장 재건축은 사실상 백지화로 가닥을 잡은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지역 주민 사이에서는 거센 반발이 터져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전임 시장의 사업이라는 이유로 국비까지 포기하며 사업을 접겠다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연일 공세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시는 이번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 등을 바탕으로 오는 12일 '민선 9기 부산시 체육정책 비전' 특강에서 향후 체육 정책 전반의 방향을 제시할 계획이다. 애초 이 자리에서 사직야구장 재건축 추진 여부도 판단해 발표할 계획이었지만, 정부 사업 공모 등 북항 돔 아레나 추진 일정과 맞물려 뚜렷한 결론을 발표하지 못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 관계자는 "토론회 참석자 모집 과정에서 들어온 질문에 더해, 현장에서도 자유롭게 질문을 받고 답할 계획이기 때문에, 사직야구장 관련 질문과 언급도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다만 이번 야구장 재건축을 추진할지 확실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검토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퐁피두 부산분관·라 스칼라 결론은 언제쯤?
부산시는 또 다른 지역 갈등 현안인 퐁피두 부산분관 건립과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 기념 라 스칼라 극장 초청 공연 추진 여부도 이달에 결론을 내린다는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지난 8월부터 각 현안에 대한 숙의와 소통 절차를 마련했다.
라 스칼라 초청 공연은 '부산형 오페라 생태계 구축을 위한 시민토론회' 등을 통해 의견 수렴과 토론의 장을 마련했다. 퐁피두 부산분관은 공론화 대신 전문가 중심으로 구성한 합동 점검단을 통해 정책을 검토했다.
시는 지난달 30일 문화 예술 분야 타운홀 미팅에서 두 사업에 대한 찬반 토론과 의견 수렴을 끝으로 숙의 절차를 마무리하며 10월 초에 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다만 지금까지 숙의 결과를 발표할 시기나 방법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부산시가 이처럼 현안 해결에 속도를 내는 것은 민선 9기 출범 100일을 기점으로 주요 현안을 매듭지어 향후 시정 동력을 확보하고 안정감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출범 100일인 8일 '열린주간정책회의'를 통해 '민생회복 100일 비상조치' 등 그간의 성과를 공개하기로 한 것도 같은 취지로 분석된다.
하지만 체육·문화계 쟁점 현안 해결 시점이 애초 시간표보다 밀리면서, 이런 시도가 절반의 성공에 그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특히 전재수 시장이 임기 초반 속도감 있는 행정을 강조해 온 만큼, 취임 100일의 상징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할 경우 성과에 대한 비판까지 예상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