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정부의 현재 부동산 정책기조가 큰 틀에서는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올린 이재명 대통령의 엑스(X·옛 트위터) 글을 두고 "더 이상 대통령을 설득하는 것이 무의하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고 비판했다. 연이은 집값 상승세에 대한 정치권과 세간의 우려에도 '과정상 감수해야 할 리스크'라는 식의 해명을 겨냥, "대통령의 '정신승리'를 지켜보기엔 국민의 삶이 너무 절박하다"고도 꼬집었다.
오 시장은 6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이 대통령이 "부동산 투기 공화국 탈출 약속을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엑스에 올린 글과 관련,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의지가 전혀 없어 보인다"며 이같이 적었다. 또 "집값이 오르면 투기세력 탓, 정책의 부작용을 지적하면 기득권의 저항, 국민이 고통을 호소하면 개혁과정에서 감수해야 할 반발이라는 대통령의 편협한 인식으로는 앞으로도 가망이 없어 보인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전날 엑스 게시물에서 서울 강남 3구의 아파트 매매 물량이 1년 대비 1만 건 가량 늘었다는 기사를 인용하며 "지금 당장 힘들더라도 대한민국이 부동산 폭탄 돌리기 끝에 잃어버린 30년을 맞게 할 수는 없다"고 적었다. 특히 2022~2025년 서울의 인허가 및 공급물량 급감을 단기적 집값 불안의 큰 원인으로 짚으면서 "여유를 가지고 (정책성과를) 조금만 기다려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오 시장은 이에 대해 "전년 대비 서울·수도권의 인허가와 착공이 늘어난 것을 정부의 속도전 덕이라고 한 대목에선 헛웃음이 나온다"며 "조합 설립부터 착공까지 평균 10년 이상 걸리는데 대통령께서는 인허가와 착공을 1년 만에 만들어내는 요술램프라도 갖고 계신가"라고 되물었다.
이와 함께, 최근 착공 성과가 가시화된 것은, 과거 박원순 전 서울시장 시절 멈춰선 정비사업 복원에 서울시가 전력을 다한 결과라고 반박했다. 박 전 시장 때 389곳·43만 호의 정비사업이 취소됐지만, 오 시장이 214곳을 다시 신규 지정하고 사업성을 개선했다는 것. 그 결과 "지난해 정비사업 약 1만 5천 호가 착공했고 올해 3만호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역대 보수정부는 투기를 권장한 반면, 진보정부는 투기를 억제했다는 '이분법'에도 이의를 제기했다. 오 시장은 "대통령 말씀대로라면 보수정부에선 집값이 뛰고, 진보정부에선 안정됐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라고 했다. 이념적 구호만 커질수록 "정책이 실패를 향해 가고 있다는 뜻"이라고 직격하면서다.
오 시장은 "'여유를 갖고 조금만 기다려 달라'는 말씀도 전월세 대란 속 이사 갈 집조차 구하지 못해 속이 타들어가는 국민들 앞에서 하실 말씀은 아니다"라며 "마지막으로 요청한다. 지난 1년간 부동산 정책 실패를 솔직히 인정하고, 잘못된 방향을 바로잡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겠다고 용기 있게 선언하라"고 촉구했다.
부동산 문제로 연일 정부와 대립해온 오 시장은 관련 사안을 논의하는 범야권 정책포럼에 참여해 또다시 목소리를 낼 예정이다. 그는 오는 7일 국회에서 진행되는 '수도권 주거혁신 포럼' 세미나에 연사로 나선다. 해당 포럼은 국민의힘 조정훈 의원과 개혁신당 이준석 전 대표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주로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양당 의원들이 참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