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숙의 넘어 '결단' 보여줄까

[기자수첩]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제공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이 취임 100일을 앞두고 어떤 메시지로 통합특별시의 향후 방향을 제시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오는 8일 민 시장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

취임 100일을 앞둔 민 시장은 그동안 광주와 전남 서부권·동부권, 서울 등을 쉼 없이 오가며 통합특별시 안착에 공을 들였다. 다만 외형적인 보폭만큼 통합 이후 불거진 지역 갈등을 얼마나 해소했는지를 놓고는 평가가 엇갈린다.

국립의대 문제를 둘러싼 동·서부권 갈등은 촉박한 후보 대학 선정 과정 끝에 법정 공방으로까지 번졌고 광주청사와 전남청사 간 인사 배치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통합의 화학적 결합보다 지역 간 이해관계와 셈법이 부각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 시장 역시 현재 통합특별시가 새로운 행정체계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민 시장은 6일 오전 8시 무안청사에서 열린 통합상황점검회의에서 현 상황을 '인터레그넘'(interregnum·과도기)으로 규정했다. 옛 체제는 사실상 막을 내렸지만 새로운 체계는 아직 완전히 자리 잡지 못한 전환기라는 의미다.

민 시장은 이 자리에서 "새로운 체계가 구축되기 전 과도기이자 역사의 한 현장에 있다"며 "이 시기의 위기를 잘 극복해야 한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위기를 극복하는 것 역시 하나의 역량이라며 특별시민뿐 아니라 공직자들도 현재 상황에 잘 대응하고 있다고 격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 초기 조직의 혼선을 줄이고 내부 안정을 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 같은 과도기를 얼마나 신속하게 정리하고 통합의 실질적인 성과로 연결하느냐는 민 시장이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특히 시장이 직접 방향을 정하고 책임 있게 결단해야 할 사안까지 '시민 숙의'나 '공론화'의 영역으로 넘기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갈등을 조정하고 이해관계를 중재해야 할 시장의 유연한 리더십이 충분히 드러나지 않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한 시민은 "행정구역상 통합은 이뤄졌지만 주소지가 바뀐 것 외에는 시민들이 일상에서 체감할 만한 변화가 아직 크지 않다"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는 성과를 나열하기보다 교통과 복지, 행정서비스 등 시민 생활이 통합 전과 비교해 구체적으로 무엇이 달라지는지 보여줬으면 한다"고 뼈 있는 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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