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비 지원끊기자 사제 총 준비…며느리·손자녀도 겨눴다
대법원 3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7일 살인·살인미수·현주건조물방화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조모(63)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하라는 명령도 유지했다.조씨는 지난해 7월 20일 인천 연수구에 있는 아들의 집에서 사제총기를 발사해 아들을 살해하고, 며느리와 손자녀 등 4명도 살해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아들의 집에서는 조씨의 생일을 맞아 가족들이 모여 있었다. 조씨는 집 밖으로 나가 미리 준비한 사제총기를 가져온 뒤 다시 돌아와 초인종을 누르고, 문을 열어준 아들에게 총을 두 차례 발사해 숨지게 했다. 조씨는 이어 집 안에 있던 며느리와 손자녀 2명, 아파트 계단으로 달아난 지인까지 살해하려 했지만 미수에 그쳤다.
조씨는 2021년 8월부터 2023년 9월까지 전처와 아들로부터 각각 매달 320만원씩, 모두 640만원의 생활비를 지원받았다. 조씨는 양측으로부터 생활비를 중복으로 받고 있다는 사실을 숨겨왔고, 이 사실이 드러나자 2023년 11월부터 그동안 중복 지급된 기간만큼 생활비 지원이 중단됐다.
이후 조씨는 전처와 아들이 자신을 속이고 고립시켰다는 망상에 빠져 아들 일가를 살해하기로 마음먹은 것으로 조사됐다. 조씨는 2024년 8월부터 인터넷 동영상 등을 보며 쇠파이프로 사제총기를 만들고 오래된 산탄총 탄환을 개조하는 등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법 "자동점화 설정 마쳤다면 방화 실행 착수"
조씨는 범행에 앞서 자신이 살던 서울 도봉구 아파트에 불을 지를 준비도 했다. 집 안 9곳에 자동점화장치 등을 설치하고 약 19시간 뒤 동시에 작동하도록 설정했다. 다만 조씨가 체포된 뒤 방화 계획을 털어놓으면서 경찰특공대가 점화 예정 시각을 약 8시간 앞두고 장치를 해체해 실제 화재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재판에서는 실제 불이 붙지 않은 상태에서 조씨의 행위를 현주건조물방화미수죄로 처벌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됐다.
대법원은 자동점화장치를 설치하고 작동 설정까지 마쳤다면 방화죄의 실행에 착수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조씨가 실제로 불을 붙이지 않았더라도 점화장치의 작동 시간까지 설정한 만큼, 방화의 실행 단계에 들어갔다고 본 것이다.
앞서 1심은 조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2심도 조씨와 검찰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