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두 번째 국정감사 첫날인 6일 여야는 상임위원회 곳곳에서 정부 핵심 사업을 놓고 맞붙었다. 국민의힘은 중대범죄수사청 출범,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독자 AI 모델 개발 등을 정조준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엄호에 주력했다.
행안위, 여야 한목소리로 "중수청 준비 부실"
행정안전위원회에서는 여야가 함께 중수청의 준비 부족을 지적했다. 국민의힘 박상웅 의원은 청장도 유치장도 전산망도 인력도 없다며 "무책임한 '4무(無) 중수청'"이라고 질타했다. 주호영 의원은 전종민 중수청 차장의 범여권 인사 변호 이력을 거론하며 "조직 개편하며 전부 내 사람들 박아 넣는 것 아닌가"라고 몰아세웠다.민주당 김영배 의원도 "수장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수사조직이라는 게 과연 제대로 팀플레이하겠느냐"고 우려했다. 반면 같은 당 채현일 의원은 다음 주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원만하게 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방교부세 조정 문제에선 국민의힘 권영진 의원이 "초과세수분은 전부 다 미래대응기금으로 넣어서 중앙정부가 통제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고, 민주당 박정현 의원은 윤석열 정부 때 지방교부세가 줄었다고 맞섰다. 국민의힘이 경찰의 김재섭 의원 소환조사를 "이재명 정권의 야당 탄압"이라고 문제 삼으면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산자중기위, 호남 반도체·알래스카 LNG 설전
산업통상부 국감에서는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와 대미 투자를 두고 설전이 벌어졌다. 국민의힘 조지연 의원은 3대 메가프로젝트 예산 약 3조원 가운데 호남 반도체가 1조원을 넘는 반면 대구·경북은 148억여원에 그친다며 "'호남 1극 성장'을 위한 프로젝트"라고 비판했다. 박성민 의원은 "허상이고 대국민 사기극"이라고까지 했다.
민주당 박희승 의원은 용인 반도체 단지는 용수 여유분이 부족하다며 "삼성과 하이닉스가 물과 전기가 있는 서남권을 선택한 것이지 (정부가) 팔을 비튼 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알래스카 LNG를 두고는 국민의힘 최수진 의원이 "초유의 통상 참사를 자초했다"고 비판했지만,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대미투자) 2호와 3호는 알래스카 프로젝트와 전혀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재경위, 레버리지 ETF 자료 제출 공방
재정경제기획위원회의 재정경제부 국감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과정을 둘러싼 자료 제출이 쟁점이 됐다.국민의힘 간사 배준영 의원은 이 상품이 개인투자자에게 약 54조원의 손실을 입혔다며 1월 13일 청와대 회의 사전 검토자료와 대통령실 지시사항 제출을 요구했다.
민주당 간사 오기형 의원은 금융상품 문제는 정무위원회, 청와대 회의는 운영위원회 소관이라며 맞섰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이 많이 생긴 것에 대해서는 미리 해결하지 못한 것은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과방위, 독파모 공방…"AI 대장동" vs "선견지명"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감에서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사업이 도마에 올랐다.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정부가 홍보한 것에 비해 너무 실적이 없어 국민을 속이는 핑크빛 청사진만 제공하려 했던 것 아니냐"며 "항간에는 'AI 대장동 사업'을 하려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도 있다"고 비판했다. 김장겸 의원은 평가용 데이터를 만드는 주관사들이 연 매출 10억원 미만의 소규모 업체라며 "대학원생 시험을 평가하는데 시험 문제는 고등학생들이 내는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사업의 필요성을 내세웠다. 김현 의원은 "지금 독파모가 아니었으면, AI 기본법이 아니었으면 세계 각축장에서 대한민국은 과연 어디에 존재했느냐"고 반문했고, 이주희 의원은 "우리 정부가 굉장히 선견지명이 있었다"고 했다. 여당 간사인 한준호 의원은 독파모와 프런티어 AI 사업이 별개라며 "두 사업이 흔들림 없이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질의 전부터 신경전도 벌어졌다. 김장겸 의원이 한 의원의 'KBS 보도 외압' 의혹을 거듭 제기하며 "전화는 했는데 외압은 아니다(라는) 해명이 참 졸렬하다"고 공격하자, 한준호 의원은 "인신공격성 발언으로 시작하는 것에 대해 상당히 유감스럽다"고 맞받았다.
무소속 최혁진 의원은 '5·18 왜곡 논란'이 제기된 국민의힘 이진숙 의원을 국감에서 배제해달라고 요구했고, 이 의원은 "왜 쓸데없는 시빗거리를 만들어 국정감사장을 엉망으로 만드느냐"고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