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전남테크노파크는 지난달 30일 국가첨단전략산업위원회 심의·의결을 통해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양만권이 이차전지 기초원료 분야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최종 지정됨에 따라, 특화단지 지정 성과를 기업투자와 산업생태계 활성화, 대한민국 이차전지 공급망 경쟁력 강화로 연결하기 위한 후속사업 발굴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이번 특화단지는 율촌제1일반산업단지, 광양국가산업단지 동호안, 세풍일반산업단지, 황금일반산업단지, 광양익신일반산업단지, 해룡일반산업단지 등 6개 산업단지 총 2132만㎡, 약 645만 평 규모다.
정부는 광양만권을 국내 최대 수준의 이차전지 기초원료 생산역량을 기반으로 원료 공급망을 내재화하고 소재·배터리 제조로 이어지는 K-배터리 전주기 밸류체인을 완성하는 '이차전지 기초원료 글로벌 생산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선도기업을 중심으로 리튬 정·제련 등 핵심원료 분야에 2036년까지 총 5조 3724억원 규모의 민간투자가 추진될 예정이다.
최근 세계 이차전지 산업은 배터리 생산능력 경쟁을 넘어 핵심광물 확보–정·제련–소재–배터리 제조–재활용으로 이어지는 공급망 전체의 경쟁력이 국가 산업경쟁력을 좌우하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 중국은 2025년 세계 배터리 셀 생산의 80% 이상과 양극활물질 약 85%, 음극활물질 90% 이상의 생산을 담당하는 등 공급망 집중도가 여전히 높다. 이에 각국은 핵심광물과 소재의 국내 생산기반 확대, 공급망 다변화, 재자원화와 원료 이력관리를 산업정책의 핵심 영역으로 강화하고 있다.
기업 현장에서 정책까지…특화단지 지정에 산학연관 "원팀 협력"
광양만권 이차전지 특화단지는 2023년부터 지역 산업여건과 기업 투자계획, 기술·인프라 수요 등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산업 육성방향을 구체화해 온 결과다.전남테크노파크는 이 과정에서 산·학·연·관 협력을 중심으로 기업 현장의 수요를 지역 산업정책과 정부사업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수행해 왔다. 특히 이차전지 기업협의체 운영, 기업별 기술·인프라 수요 파악, 투자의향기업 및 투자유치 대상기업 발굴, 지역기업의 사업전환·다각화 수요조사, 산·학·연 협력사업 기획, 국회 및 정부 정책협의, 특화단지 육성계획과 후속 국책사업 기획등에 참여했다.
특히, 올해 1월에는 권향엽 국회의원 초청 이차전지 기업협의체 규제개선 간담회에 지역기업 14개사와 전남테크노파크, 한국배터리산업협회, KTR 등이 참여해 기업 현장의 규제와 제도개선 사항을 논의했다. 권 의원을 비롯한 지역 정치권도 특화단지 지정 필요성을 국회와 정부에 지속적으로 전달하며 지정 과정에 힘을 보탰다.
지정은 시작…기초원료 산업의 실질적인 활성화가 관건
전남테크노파크는 앞으로 특화단지의 성과가 지정면적이나 단순한 입주기업 수보다 광양만권 기초원료 산업에 실제 투자가 이루어지고 생산이 확대되며, 관련 기업이 성장해 국내 배터리 공급망과 연결되는가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광양만권은 리튬·니켈 등 핵심광물의 정·제련, 사용후배터리 재활용과 재자원화, 전구체·양극재 기업이 집적돼 있고 광양항을 활용한 글로벌 원료 조달과 수출입이 가능한 산업적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특화단지 육성계획에서도 이를 바탕으로 산업성장기반 확충, 기초원료 생태계 구축, 기업 경쟁력 강화를 주요 추진전략으로 설정하고 있다.산업성장기반 확충…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산업환경 조성
첫째, 기업의 계획된 투자가 적기에 이뤄질 수 있도록 산업입지와 전력·용수·폐수처리·도로·물류 등 생산기반을 선제적으로 확충할 필요가 있다. 리튬·니켈 정·제련과 재자원화 산업은 전력과 공업용수 사용량이 많고 고농도 염폐수와 금속 함유 폐수의 안정적인 처리가 중요한 만큼, 기반시설 확보 여부가 기업의 투자와 생산 확대를 좌우한다. 특히 산업 폐수처리는 단순한 환경시설이 아니라 특화단지의 기업투자 수용능력을 결정하는 핵심 산업인프라다. 개별 기업의 자체 처리시설에만 의존하기보다 산업단지 차원의 공동처리와 재이용 체계를 구축해 기업 부담을 낮추고 환경규제 대응력을 높여야 한다.또한, 산업공간의 제도적 정비도 필요하다. 특화단지로 지정됐더라도 산업단지 관리기본계획에 필요한 업종이 포함되지 않으면 신규기업의 입주나 기존기업의 신규사업 추진에 제약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6개 산업단지별 기업수요와 이차전지 밸류체인을 분석해 C20 화학물질 및 화학제품 제조업, C24 1차 금속 제조업, C28 전기장비 제조업, E38 계열 자원순환·원료재생업 등 필요한 입주대상업종을 산단 특성에 맞게 정비함으로써 기존기업의 투자 확대와 신규기업 유치가 가능한 산업공간을 지속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첨단산업의 경쟁력은 전문인력 확보와 직결되는 만큼 주거·교통·의료·교육·문화 등 정주여건 개선도 투자환경 조성의 한 축으로 함께 추진해야 한다. 육성계획 역시 산업입지와 투자환경뿐만 아니라 정주환경 개선을 산업성장기반 확충의 주요 방향으로 제시하고 있다.
기초원료 생태계 구축…정·제련·재자원화를 연결하는 공급망 공공인프라
둘째, 광양만권의 정·제련과 재자원화 역량을 기업 간 거래와 공급으로 연결할 수 있는 공급망 공공인프라구축이 중요하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원료의 가격과 품질뿐만 아니라 원산지와 가공이력, 탄소정보, 재활용 원료 여부를 증명하는 능력이 새로운 경쟁요소로 부상하고 있다.EU의 경우 2027년부터 전기차 배터리 등에 배터리 패스포트를 적용하고, 2031년부터는 일정 규모 이상의 산업용 및 전기차 배터리에 코발트 16%, 리튬 6%, 니켈 6% 등의 최소 재활용 원료 사용기준을 적용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광양만권에도 리튬·니켈과 블랙매스 등 기초원료·재활용 원료의 공동보관, 안전검수, 품질확인, 하역·물류, 실증, 시험·평가·인증, 전주기 이력관리를 지원할 수 있는 공공 기반이 필요하다.
특화단지 육성계획에는 원료·소재 공동활용 물류거점, 이차전지 기초원료 실증 스케일업센터, 품질 인증지원센터, 사용후배터리 재자원화 기술 실증센터, 기초원료 전주기 이력관리시스템, 등이 주요 정책과제로 포함돼 있다. 특히 공동 물류거점은 재활용(블랙매스)․기초 원료․소재를 공동 보관하고 입고–검수–보관–출고 전 과정을 표준화해 안전·품질·이력 데이터를 관리하는 공급망 지원기능을 수행하도록 계획돼 있다.
이러한 시설은 각각의 개별 지원시설이 아니라 원료가 광양만권에 들어와 검수·보관되고 정·제련과 재자원화를 거쳐 소재기업으로 공급되는 과정을 연결하는 특화단지 공동의 공급망 플랫폼이라는 관점에서 구축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기존 기업의 계획된 후속투자가 실제 생산 확대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산업입지·기반시설·인허가·R&D·실증·기술사업화를 연계하고, 정·제련과 재활용을 중심으로 배터리급 원료·중간재, 부원료·첨가제, 공정설비·자동화, 환경·안전, 시험·분석·인증, 물류 등 공급망에서 부족한 전·후방 기업을 전략적으로 유치해야 한다.
기업 경쟁력 강화…광양만권 기초원료를 대한민국 배터리 공급망으로
셋째, 광양만권에서 확보한 기초원료 경쟁력을 기업의 기술사업화와 대한민국 전체 이차전지 공급망 경쟁력으로 확장해야 한다. 중국은 여전히 배터리 셀과 주요 소재 공급망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LFP 등 일부 공급망은 집중도가 더욱 높은 상황이다. IEA는 2025년 LFP가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55% 이상을 차지했으며 관련 소재 생산도 중국에 매우 집중돼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정부도 이러한 글로벌 공급망 변화에 대응해 이차전지 소재·광물 공급망 강화, 고위험 경제안보 품목의 국내생산 지원, 공급망안정화기금 투자, 핵심광물 공공비축, 사용후배터리 재자원화등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충청권의 배터리 제조, 호남권의 핵심광물·양극재, 영남권의 핵심소재·미래수요를 연결하는 배터리 산업벨트와 권역 간 연계체계를 추진하고 있다.
광양만권 특화단지도 국내 기존 이차전지 특화단지와 연결되는 국가 공급망의 핵심축으로 역할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광양만권의 리튬·니켈 정·제련과 재활용 역량을 새만금의 핵심광물 가공·전구체·재활용, 포항의 양극재 등 핵심소재, 청주·울산의 배터리 제조와 미래 배터리 산업 등과 연계해 원료부터 소재·배터리까지 이어지는 국내 공급망의 연결성을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 특화단지 간 원료·소재 수요·공급 연계, 공동 R&D, 실증·시험평가·인증, 공동활용 인프라, 공급망 데이터 연계 및 기업 간 협력사업을 확대하고, 정·제련·재자원화 공정의 저탄소·고효율화와 AI·디지털 기반 제조혁신을 기술사업화로 연결해야 한다.
결국 광양만권 이차전지 특화단지의 경쟁력은 기초원료를 생산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를 국내 소재·배터리 기업과 안정적으로 연결하고, 글로벌 공급망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대한민국 자체 공급망 역량으로 발전시키는 데 있다.
전남테크노파크는 앞으로 이차전지 기업협의체를 중심으로 기업의 투자계획과 기술·산업인프라·규제 수요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이를 관계기관과 함께 정부 정책과 신규 국책사업으로 구체화해 나갈 계획이다.
오익현 전남테크노파크 원장은 "세계 이차전지 산업은 이제 배터리 생산능력만의 경쟁을 넘어 핵심광물 확보부터 정·제련, 소재, 재활용까지 연결하는 공급망 경쟁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광양만권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은 대한민국 배터리 산업의 기초원료 공급망을 강화할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특화단지 지정을 위해 함께 힘을 모아주신 전남광주통합특별시와 광양·순천·여수 등 기초지자체,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지역기업과 대학·연구기관 및 혁신기관, 그리고 특화단지 지정과 기업 현안 해결에 지속적인 관심과 협력을 보내주신 권향엽 국회의원을 비롯한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