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와 현대오일뱅크가 약 4년간 휘발유·경유·등유의 판매가격 정보를 교환하고, 올해 미국·이란 전쟁 이후에는 판매가격을 담합했다는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 심의를 받는다.
공정위 사무처는 두 회사의 담합 혐의에 대한 심사보고서를 위원회에 제출하고 회사들에 송부해 심의 절차가 개시됐다고 7일 밝혔다. 심사관은 두 회사에 시정조치와 과징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심사관은 두 회사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직전인 2022년 2월부터 미국·이란 전쟁 직후인 2026년 3월까지 약 4년간 입금가와 확정가, 판매정책 등 판매가격 관련 정보를 교환했다고 판단했다.
미국·이란 전쟁 이후에는 판매가격인 입금가를 담합했다고 봤다. 입금가는 정유사가 주유소·도매업체 등 거래처에 석유제품을 공급할 때 우선 정해 대금을 받는 가격이다.
정유사는 석유제품을 공급한 달의 다음 달 초에 해당 거래의 최종 가격인 '확정가'를 결정하고, 입금가와의 차액을 정산한다. 특정 기간 가격을 할인하거나 일정 기간 같은 가격을 보장하는 판매정책도 별도로 시행한다.
심사관은 이번 담합행위의 영향을 받은 관련매출액이 약 44조 1천억원, 하루 평균 약 3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했다. 또 두 회사의 행위가 공정거래법상 가격담합과 정보교환 금지 조항을 위반한 중대한 위반행위라고 판단했다.
국내 휘발유·경유·등유 제조·판매시장은 2025년 기준 SK에너지와 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S-OIL 등 4개사가 약 98%를 차지하는 과점시장이다. 이 시장의 지난해 매출액은 약 30조 8천억원이다.
두 회사는 심사보고서를 받은 날부터 8주 안에 서면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 증거자료의 열람·복사를 신청하는 등 방어권도 보장받는다. 공정위는 이 절차가 끝나는 대로 최대한 신속하게 위원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심사보고서는 심사관의 조사 결과와 조치 의견을 담은 것으로 위원회의 최종 판단을 구속하지 않는다. 법 위반 여부와 위반이 확인될 경우의 구체적인 제재 수준은 향후 위원회 심의를 거쳐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