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전국 전통시장에서 600건이 넘는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정부의 화재 관련 안전시설 개선 사업에 지원을 신청한 시장 5곳 중 1곳은 지원 대상에서 탈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재 위험이 높은 시장에 대해서는 현장평가 절차를 간소화하거나 즉시 시설개선 지원으로 연계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승원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 8월까지 전국 전통시장에서는 모두 602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연도별로는 2022년 117건, 2023년 126건, 2024년 136건, 지난해 131건에 이어 올해도 8월까지 92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특히 전체 화재의 42.2%인 254건이 전기적 요인으로 발생했다. 부주의가 185건(30.7%)으로 뒤를 이었고, 기타 75건(12.5%), 기계적 요인 55건(9.1%) 등이었다.
하지만 화재 예방을 위한 시설 개선 수요에 비해 실제 정부 지원은 제한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화재알림시설과 노후전선 정비 등 안전관리 사업에 지원을 신청한 전통시장은 모두 708곳이었지만, 이 가운데 565곳만 선정됐다. 나머지 143곳, 전체 신청 시장의 20.2%는 지원 대상에서 빠졌다.
신청 금액으로도 582억 600만 원 가운데 439억 7600만 원이 지원돼 신청액 대비 지원액은 75.5% 수준이었다.
정부는 2024년까지 별도로 운영하던 화재알림시설 설치와 노후전선 정비 사업 등을 지난해부터 '전통시장 안전관리패키지'로 통합해 운영하고 있다. 전기·소방·가스 등 노후시설 보수와 화재 예방시설 설치 등을 묶어 지원하는 공모사업으로, 개별 점포당 최대 500만원을 지원한다.
안전관리패키지 예산은 지난해 86억 1천만 원에서 올해 132억 1600만 원으로 늘었다. 내년도 정부안에는 올해보다 4배 이상 늘어난 561억 6800만 원이 편성됐다. 화재 예방시설 등에 대한 현장 수요가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도 뒤늦게 관련 예산을 대폭 확대한 셈이다.
화재안전점검과 실제 시설 개선 지원 사이의 간극도 나타났다. 최근 5년간 정부 화재안전점검을 받은 전통시장은 2318곳으로, 이 과정에서 2575건의 개선 권고가 나왔다. 같은 기간 시설 개선 지원을 받은 시장은 572곳이었다.
지난 6월 화재가 발생한 서울 서대문구 영천시장의 경우 7월 정부의 화재·폭염 안전점검을 받았지만, 한 달여 뒤인 8월 23일 다시 불이 나 점포 10곳이 피해를 입고 이 가운데 2곳이 전소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최근 5년간 전통시장 화재 602건 가운데 42%가 전기적 요인으로 발생한 만큼 노후 전선과 분전반, 차단기 등 전기시설에 대한 선제적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화재 원인에 맞춰 전기시설 보수 지원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화재안전점검의 목적은 문제를 찾아내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위험시설을 개선해 화재를 예방하는 데 있다"며 "점검 결과 화재 위험이 높은 시장에 대해서는 현장평가 절차를 간소화하거나 즉시 시설개선 지원으로 연계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