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기계·자동차 산업 기반이 탄탄하고 제조업 고용도 늘었는데, 왜 청년들은 계속 경남을 떠날까.
김유현의 신간 '경남 청년 엑소더스'는 이 질문에서 출발한다. 일자리가 부족하니 기업을 유치하고 좋은 일자리를 늘리면 청년이 돌아올 것이라는 기존 해법이 충분했는지를 되짚는다.
책에 따르면 경남 청년 인구는 2015년 67만 명에서 2025년 49만7천 명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청년 순유출 누적 규모는 13만7천 명으로, 2015년 청년 인구의 약 20%에 해당한다.
저자는 문제를 일자리의 수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고 본다. 임금과 고용 안정성, 조직 문화, 성장 가능성, 일과 삶의 균형, 교육·문화 환경까지 함께 봐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학 박사인 김유현은 2019~2022년 경남연구원에서 산업·경제, 인구·청년, 일자리 문제를 연구했다. 당시에는 "청년이 지역을 떠나지 않게 하려면 어떤 정책이 필요한가"를 고민했지만, 이후 질문 자체를 다시 돌아보게 됐다고 말한다.
그가 새로 던지는 질문은 "청년을 어떻게 붙잡을 것인가"가 아니라 "청년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지역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다.
저자는 해법으로 '두 가지 재분배'를 제시한다. 중앙에 집중된 산업·대학·재정 관련 자원과 권한을 지역으로 옮기고, 다시 그 결정 권한을 청년과 나누자는 것이다.
'경남 청년 엑소더스'는 청년에게 돌아오라고 요구하기 전에 지역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 일자리 창출만으로는 부족하고, 청년이 자신의 일과 삶, 지역의 미래를 함께 결정할 수 있어야 머물 이유도 생긴다는 주장이다.
김유현 지음 | 틈새책방
어떤 도시는 끊임없이 사람을 끌어들이고, 어떤 도시는 한때의 번영을 뒤로한 채 쇠퇴한다. 도시의 운명을 가르는 것은 무엇일까.
유튜브 채널 '도시연구소'가 펴낸 '도시 인문학 수업'은 서울부터 안동까지 대한민국 30개 도시를 살펴보며 이 질문을 좇는다. 저자는 도시의 생명력을 읽으려면 건물이나 집값보다 먼저 일자리와 인구, 자본의 흐름을 봐야 한다고 말한다.
책이 제시하는 핵심은 '도시의 선순환 구조'다. 양질의 일자리가 사람을 불러들이고, 늘어난 인구가 상권과 기반시설을 키우며, 다시 더 많은 일자리와 자본을 끌어들이는 구조다. 반대로 경쟁력 있는 일자리가 사라지면 인구가 빠져나가고 도시의 활력도 떨어진다.
도시별 사례도 흥미롭다. 수원은 삼성전자가 도시의 일자리와 체급을 바꾼 사례로, 화성은 2023년 지역내총생산이 약 95조 원에 달하며 서울 강남구를 넘어선 도시로 소개된다. 반면 부천은 서울과 가까운 입지에도 일자리 없는 베드타운의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로 다뤄진다.
부산과 광주, 전주처럼 산업 전환과 새로운 성장 동력을 고민하는 도시도 등장한다. 부산은 제조업의 빈자리를 관광과 문화로 채우려 하고, 광주는 인공지능(AI) 중심 도시와 광주형 일자리 실험에 나선다. 전주는 관광의 매력만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을 제기한다.
저자가 특히 주목하는 것은 단순한 인구수가 아니라 '젊음의 밀도'다. 20대 후반부터 40대까지의 생산가능인구가 얼마나 유입되고 머무는지가 도시의 미래 가치를 가르는 중요한 지표라는 것이다.
책은 부동산 가격표 너머의 도시를 읽는 법을 말한다. 지금 비싼 곳이 아니라, 어떤 산업이 자라고 어떤 사람들이 모이며 도시의 선순환이 지속될 수 있는지를 살피라는 것이다.
도시연구소 지음 | 믹스커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