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로 '취임 100일'을 맞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수도권 주거 대책을 논의하는 범보수 모임에 참여해 "이재명 대통령의 체면보다 국민이 먼저"라고 직격하며, 정부의 근본적 노선 전환을 거듭 촉구했다. 정부가 말로만 '공급'을 강조한다고 인·허가 및 착공 속도가 당겨지는 것은 아니라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민간 참여 활성화를 위해선 예측 가능한 규칙과 규제 완화가 필수라고 제시하면서다.
오 시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수도권 주거 혁신 포럼' 주최 긴급토론회에 참석해 "수도권 주거 불안은 심각한 위기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출범한 이 포럼은 국민의힘 조정훈 의원과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이 이끄는 정책모임으로, 추후 범보수 연대를 도모할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오 시장은 그러면서 86주 연속 상승한 서울 집값과 전·월세 대란이 바로 정부의 정책 실패에 기인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앞서 엑스(X·옛 트위터)에 '결과(정책 성과)를 보고 판단해 달라'고 적은 이 대통령의 발언을 겨냥한 것. 규제 일변도로 흘러온 현 정부 부동산 정책은 '보수정부는 투기를 권장하고, 민주정부는 투기를 억제한다'는 이분법에서 도출된 것으로, "이런 인식이 문제를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특히 서울시 재개발·재건축의 동력이 살아난 것은, 본인이 시정에 복귀한 2021년 이후 정비구역 정상화 노력의 열매라며 "최근 일어난 인허가와 착공이 현 정부의 속도전(인 것처럼) 성과를 낚아채는 것은 참으로 염치없는 짓"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을 향해 "지금 필요한 것은 억지와 고집이 아니라, 현실을 인정하고 정책을 바꿀 용기"라고 지적했다.
또 "서울시는 서울시의 책임을 다하겠다. 더 많은 주택을 더 빠르게 공급하고, 청년과 신혼부부의 주거 사다리를 넓히며 현장에서 답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행 중인 사업 또는 이후 주거공급 과정을 단축하려면, 무주택 실수요자 친화적인 세제·금융 등의 추진도 병행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용산공원 부지 일부를 주택 공급용으로 활용하겠다는 정부안(案)에 대해서는, 타협의 여지가 없음을 재확인했다. 오 시장은 "단 1㎝도 손대지 않겠다는 각오를 법조문에 구체화해놓은 공간"이라며 "전혀 협의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이날 포럼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를 포함한 국정감사가 10곳에서 진행되는 상황에서도 성황리에 진행됐다. 조 의원과 이 전 대표 외에도 국민의힘 권영세·김기현·유의동·조은희·박수민·김재섭·최수진·김소희 의원과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 등 현역 야권 의원들이 대거 참석한 것. 이들 의원들의 질의에 직접 답변한 오 시장은 "꼭 국정감사(장)에 온 느낌"이라며 웃어 보이기도 했다.
약 1시간에 걸친 모임 직후엔 '보수 통합'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오 시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지도부 체제 아래서 범보수 연대 움직임이 약화되고 있다는 취재진의 지적에 "보수 통합은 반드시 필요하고, 그런 관점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으면 미력이나마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정당이 선거에 승리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에게 호소력 있는 정책과 정치적 입장을 견지하고 계시는 분들"을 연대 대상으로 거론했다. 이같은 관점에서, 이준석 전 대표와 무소속 한동훈 의원 모두 그 범주에 들어간다고 했다.
조만간 서울시 주택 공급 문제를 논의하고자 홍지선 국토부 장관과 만날 계획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오 시장은 "며칠 전 국토부에 정식으로, 한 번 만나서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제안을 드렸다"며 "실무적 차원의 협의는 시작된 상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