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다음 달 광둥성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축소하고 일부를 온라인으로 전환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회원국들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현지시간) 중국이 최근 APEC 기간에 개최하는 외교·통상장관회의를 온라인으로 전환하겠다고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이 회의는 회원국 간 심도 있는 경제 협의가 이뤄지는 APEC의 핵심 일정 중 하나로 꼽힌다.
중국은 또 통상적으로 열리던 정상 간 비공개 회의도 생략할 계획이어서 전체 일정도 크게 축소될 전망이다.
비공개 회의는 회원 정상 간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 왔다. 한 소식통은 "APEC 기간 가장 큰 영향력은 항상 정상 간 비공개 회의에서 나왔다"고 지적했다.
이럴 경우 이번 APEC은 사실상 만찬과 전체회의만 남게 된다. 많은 회원국들이 이런 일정에 대해 전례가 없다며 반대하고 있으며, 일부 회원국은 "APEC 정신을 훼손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실질적인 대화 기회가 제한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중국이 APEC 규모를 줄이면서 중국의 이미지 개선에만 활용할 것이라는 비판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한 소식통은 "중국이 의미 있는 국제회의를 개최하기보다 자국의 강점을 보여주려 한다"고 했고, 또 다른 소식통은 "중국이 행사를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연출하려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번 APEC 개최지를 첨단 기술 혁신도시인 선전으로 정한 것도 중국의 기술력을 과시하기 위한 방편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일정을 축소하고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이유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자유로운 교류 기회를 줄여 돌발적인 상황을 막고 예측 가능성을 높이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