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수감 중인 김건희 씨의 처우와 건강 상태를 둘러싸고 교정당국에 1천 건에 달하는 민원이 무더기로 접수된 사실이 확인됐다. 김 씨 측의 '건강 이상' 주장과 맞물려 지지자들의 민원이 폭주하는 것을 두고 일각에선 오는 10월 말 구속 기간 만료를 앞두고 석방 명분을 쌓기 위한 사전 작업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8일 CBS노컷뉴스가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서울남부구치소 '언론보도 정보보고' 문건에 따르면, 지난 7월 27일부터 8월 14일까지 19일간 김 씨의 처우 개선을 요구하거나 건강 상태를 묻는 민원이 961건 접수됐다. 지난 5월 관련 민원이 3건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폭발적인 증가세다.
이 같은 민원 폭주는 김 씨의 건강 이상을 언급한 재판 증언 및 변호인의 발언과도 맞물린다. 서울고법 형사15-3부 심리로 지난 8월 열린 알선수재 혐의 항소심 첫 공판에서 정모 전 대통령실 행정관은 "김 여사가 식사를 거의 하지 못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김 씨 측 유정화 변호사 역시 SNS에 "여러분께서 마음을 모아 민원을 보내주신 덕분에 약도 잘 조절하고 링거 치료도 받았다"며 지지자들의 민원을 독려하는 듯한 글을 올렸다.
그러나 관련 보도 직후 작성된 구치소 내부 보고서 속 김 씨의 실제 상태는 이와 다소 차이가 있다. 문건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 8월 5일 어지럼증을 호소해 의료진 판단에 따라 수액 처치를 받았으나, 식사의 경우 구치소 제공 단체식은 선택적으로 먹고 영치금으로 구매한 식품을 함께 취식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식사를 거의 못 한다'는 일각의 주장과는 거리가 있는 셈이다.
법조계에서는 '건강 악화설'과 '집단 민원'이 분출하는 시점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된 김 씨의 구속 기간 만료일은 오는 10월 31일이다. 만료를 2~3개월 앞둔 시점에서 교정당국을 향한 집단 민원과 건강 이상 호소가 향후 보석 신청 등 석방 명분을 마련하기 위한 밑작업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문건을 공개한 김의겸 의원은 "김건희 씨 측과 지지자들이 집단 민원으로 교정공무원이 일반 수용자에게 써야 할 시간까지 빼앗으며 교정행정에 부담을 주고 있다"며 "이러한 민원이 향후 석방 등 특혜의 명분으로 악용되어서는 안 되며, 모든 수용자에게 엄정한 원칙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지지자들의 무더기 민원 청구는 윤석열 전 대통령 수감 당시에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지난해 7월부터 올해 9월까지 서울구치소에 접수된 윤 전 대통령 관련 민원은 총 217건으로, 에어컨 설치 등 처우 개선과 전직 대통령 예우 요구가 주를 이뤘다. 다만 교정당국은 해당 민원으로 인한 별도의 특혜 조치는 없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