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는 7일 법원이 시가총액 기준 미달로 상장폐지가 결정된 기업들이 낸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데 대해 이의신청을 통해 다퉈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총 미달로 인한 관리종목 지정 절차는 현행대로 유지하되, 해당 기업들의 후속 상폐 절차는 일단 유예한다는 방침이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시가총액 기준 상장폐지 관련 가처분 소송 인용에 따른 안내' 제하 보도자료를 내고 "법원의 가처분 결정 및 제기된 소송에 대해 이의신청 과정에서 충실히 소명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도 운영 방향에 대해선 "7월 1일 기시행한 시가총액 기준 미달시 관리종목 지정은 현행대로 유지하겠다"면서도 "유사 분쟁 확산에 따른 기업·투자자 불확실성 증대 가능성을 고려해 관리종목 지정 후 후속 상장폐지 절차는 판결일(10월 2일)부터는 진행하지 않고 있으며, 향후에도 유예해 시장에서 거래가 지속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판결일 이전 시가총액 미달 상장폐지가 결정돼 거래정지 중인 법인에 대해서는 거래정지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거래소에 따르면 이에 해당하는 기업은 총 8개사다. 코스닥 기업인 △신라에스지 △골드앤에스 △케이엠제약 △핀텔 4사와 코스피 기업인 △주연테크는 상폐가 결정돼 거래정지 중이나 아직 정리매매를 시작하지 않았다. 이 중 케이엠제약과 주연테크는 이번 가처분 소송에서 승소했고, 골드앤에스도 소송을 냈다.
판결일에 정리매매를 진행하던 코스닥 △세진티에스와 △에이에프더블류 및 코스피 △SHD 3사는 판결 직후 정리매매 절차가 중단된 상태다. 다만 판결일 전 정리매매를 마치고 상폐한 기업은 구제되지 않는다.
앞서 서울남부지법 민사51부(재판장 권성수) 지난 2일 케이엠제약과 주연테크가 각각 낸 관리종목지정결정 효력정지 등 가처분 신청을 인용 결정했다.
거래소가 예정보다 6개월 앞당겨 올해 7월 1일부터 시행한 시총 미달 상폐 요건 강화 조치가 적절했는지가 쟁점이 됐다.
코스닥의 경우 시총 기준금액은 올해 1월 40억 원에서 150억 원으로 한 차례 강화된 데 이어, 2027년 1월 200억→2028년 1월 300억 원으로 상향 예정이었다가 다시 이 시행 시기를 각각 2026년 7월(200억 원), 2027년 1월(300억 원, 9월 4일 다시 6개월 추가 유예 결정)로 앞당겼다. 코스피 상장 유지를 위한 시총 기준금액은 현재 300억 원이며 내년 7월 1일부턴 500억 원으로 높아진다.
기업들은 시총 상폐 기준이 별다른 기준 없이 너무 가파르게 올랐고, 싱가포르와 영국 등 해외 선진 시장에서도 시총만을 기준으로 상장폐지하는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해 왔다.
거래소는 재판부가 상폐 기준 강화 자체보다는 상장법인의 이의신청 등 절차참여권 보장과 조기 시행 부분에 대한 문제점을 주로 지적해 관리종목지정결정 효력정지 부분은 기각하고 상폐결정 효력정지만 인용한 점을 강조했다.
이의신청으로 법적 다툼이 장기화되면 부실기업의 상장 폐지 역시 지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