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게이트'가 결말을 향하는 분위기다.
그간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씨는 명태균씨가 제공한 같은 여론조사를 두고 각각 재판을 받아왔다. 김씨는 1·2심 모두 무죄를 받았고, 윤 전 대통령은 1심에서 유죄가 나왔지만 2심에서 무죄로 뒤집어졌다.
사실상 대법원의 최종 판단만 남은 가운데 별도로 진행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의 명태균 게이트 항소심에도 관심이 쏠린다.
같은 58회 여론조사…엇갈렸던 판단, 왜 다시 '무죄'로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7부(구회근 부장판사)는 전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과 명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1심과 2심은 명씨가 제공한 여론조사로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재산상 이익이 있었는지에 대해 정반대 결론을 냈다.
1심 재판부는 명씨가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직접 제공한 14차례 여론조사의 조사 비용이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재산상 이익으로 귀속됐다고 봤다.
이 과정에서 명씨와 윤 전 대통령 부부 사이에 여론조사 무상 제공에 관한 '순차적·암묵적 합의'가 있었고, 이에 따라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부담했어야 할 조사 비용을 명씨가 대신 지출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항소심은 명씨가 제공한 것을 여론 동향 등에 관한 정치적 조언과 유력 정치인 소개 등 대선 과정에서의 조력으로 봤다. 여론조사는 그 '조언을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명씨가 윤 부부에게 제공한 정치적 조언은 정치적 이익으로 볼지언정 재산상 이익은 아니므로 정치자금법상 정치자금 기부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항소심 판단은 앞서 김씨 사건에서 나온 무죄 판단과도 맞닿아 있다. 앞선 김씨 사건 2심 재판부 역시 명씨가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의뢰를 받아 여론조사를 실시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김건희 전합·오세훈 2심은…'명태균 게이트' 새 국면
이제 시선은 김씨 사건을 심리하는 대법원의 최종 판단으로 향한다. 김씨는 같은 58차례 여론조사 무상 제공 의혹에 대해 1·2심 모두 무죄를 받고 대법원 전원합의체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여기에 1심과 2심이 엇갈린 윤 전 대통령 사건도 대법원행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서 김씨 사건은 지난 7월 대법원 소부 선고를 앞두고 조희대 대법원장이 재판장인 전원합의체에 회부됐다. 이후 지난달 29일 첫 전원합의체 심리가 열렸다. 김씨의 이 사건 상고심 구속기간은 이달 31일 만료되지만, 아직 선고기일은 잡히지 않은 상태다.
한편 오 시장 사건은 '의뢰와 비용 대납'이 핵심 쟁점이라는 점에서 윤 전 대통령 사건과 차이가 있다.
오 시장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후원자인 사업가 김모씨에게 조사 비용 3300만 원을 대신 내도록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전체 여론조사 가운데 5건에 대해 오 시장의 의뢰와 김씨의 비용 대납이 있었다고 인정해 벌금 1천만 원과 추징금 2100만 원을 선고했다. 이 형이 확정되면 오 시장은 시장직을 잃게 된다.
항소심에서는 새 통화 녹음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오 시장 측은 김씨와 명씨의 통화 내용을 근거로 오 시장이 여론조사를 의뢰하거나 비용 대납을 요청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 시장도 지난 7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1심에서 발견되지 않았던 새로운 증거들이 항소심에는 많이 제출됐다"면서 "그동안 무리하게 수사를 했던 검찰, 그리고 특검이 책임을 져야 되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에게 무죄를 선고한 서울고법 형사7부는 오는 23일 오 시장 항소심을 선고한다. 같은 재판부가 윤 전 대통령 사건에서 여론조사 제공에 따른 재산상 이익과 의뢰·협의를 인정하지 않은 만큼, 오 시장에게 어떤 판단을 내릴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