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화해위, 재일동포 간첩 사건 33건 첫 직권 조사

영장 없이 143일 구금, 감금 폭행에 물고문까지
피해자·가족, '간첩가족' 낙인으로 오랫동안 고통
진화위 "권위주의 시절 국가 폭력…명예 회복해야"

7일 서울 중구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제 6차 전원위원회에서 회의를 주재하는 송상교 위원장. 진화위 제공

권위주의 정권 시절 간첩 혐의로 불법구금과 가혹행위를 당한 재일동포 관련 사건 33건에 대한 조사가 시작된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화위)는 7일 서울 중구 진화위 대회의장에서 열린 제6차 전원위원회에서 '재일동포 인권침해 사건' 직권조사를 시작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재일동포 관련 개별 사건에 대한 조사는 있었지만, 직권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 대상은 현재까지 진실규명이 완료되지 않은 33건으로, 공동피고인 포함 69명이다. 모두 확정판결이 내려진 사안이다.

1기와 2기 진화위 조사 결과에 따르면 피해자 대다수는 유학이나 사업 등 이유로 국내에 들어왔다 간첩으로 체포됐던 재일동포거나, 유학과 취업 등을 이유로 일본을 방문했다 귀국한 내국인이었다.

이들은 조사 과정에서 중앙정보부와 국군보안사령부 등 수사기관에 의해 국가보안법과 반공법 위반 등 혐의로 폭행과 물고문 등 다양한 가혹행위를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구속영장이 발부되기 전 최대 143일까지 불법구금됐던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3기 진화위는 "재일동포 인권침해 사건 당사자와 관련 가족들이 간첩가족이라는 사회적 낙인에 시달리며 재일동포 사회 내부와 일본 사회 양쪽으로부터 극심한 고통과 배척을 겪어왔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번 진상조사가 과거 권위주의 정권이 국내외에서 자행한 국가폭력을 반성하고 피해자 명예 회복 등 실질적인 피해 회복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2기 위원회는 진실 규명을 신청한 재일동포 인권침해 사건 피해자 중 조사가 완료된 11명에 대해 진실규명 결정을 내린 바 있다. 3기 위원회 역시 지난 7월 21일 2기 위원회에서 조사를 마무리하지 못했던 재일동포 인권침해 사건들에 대한 조사를 개시했다.

한편, 3기 진화위는 이날 회의에서 이번 사건을 포함해 총 932건에 대한 조사 개시 결정을 내렸다. 그중 항일독립운동 및 한국전쟁 전후 발생한 민간인 희생 사건이 41건, 해방 후부터 국가인권위원회 설립 시기까지 있었던 인권침해가 772건, 같은 기간 발생한 집단수용시설 및 해외 입양 과정 인권침해 사건이 119건이었다.

전태일 분신을 계기로 결성된 '1980년대 청계피복노조 탄압사건'과 2기 위원회에서 조사했던 '중고생 순화교육 사건', '대전시 아동보호소 인권침해 사건' 등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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