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은 임대업체가 쓰는데…수억원 철거·이행강제금은 건물주가 부담?

2016년 지붕에 태양광 3천여㎡ 무단증축
건물주 측 "매입 전부터 있던 태양광, 불법 몰라"
"설비는 업체 소유, 철거하려면 업체 협조" 주장
김포시, '건물주'에 철거 명령…이행강제금 수억원 예고
업체 측 "시정명령 당사와 무관"…소송 이어질까

공장 내부에서 올려다본 천장. 철골 구조물 위에 태양광패널이 지붕처럼 얹혀 있다. 독자 제공

자신이 설치하지 않은 태양광 철골 구조물 때문에, 공장을 사들인 건물주가 수억 원대 이행강제금을 낼 처지에 놓였다.

건물주는 구조물 위 태양광 패널이 업체 소유여서 마음대로 철거할 수 없다고 호소하지만, 지자체는 건축법상 건물주에게 철거를 명령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지붕 자체가 태양광…3천여㎡ '무단증축'

8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김포시는 지난달 3일 통진읍에 있는 해당 부지의 소유주 A씨에게 건축법 위반 건축물의 원상복구하라는 시정명령을 내렸다. 철거 대상은 지붕 위 철골 구조물 1550㎡와 2115㎡ 등 모두 3665㎡로, 시는 이 구조물이 2016년에 무단 증축된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명령 이행 기한인 지난 6일까지 구조물은 철거되지 않았다.

시가 철거를 명령한 '철골 구조물'은 건물과 한 몸처럼 이어져 있고, 그 위를 태양광패널이 지붕처럼 덮고 있다. 철골을 걷어내려면 패널부터 떼어내야 하는데, 패널 등 발전설비는 업체 소유로 되어있기 때문이다.

결국 쟁점은 태양광을 운영해 수익을 얻는 '업체'가 아닌, 건물 소유주에게 태양광 설비의 철거책임을 물을 수 있느냐로 번졌다.

건물주 "태양광 불법 몰랐다"…업체에도 수차례 접촉

김포시가 무단 증축으로 판단한 지붕 위 철골 구조물. 철골 위로 태양광패널이 설치됐다. 독자 제공

A씨는 2022년 4월, 무허가 철골 구조물과 태양광 설비가 이미 들어서 있던 해당 건물을 매입했다. A씨는 매입 당시 등기부등본에는 이상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매입 넉 달 뒤에 김포시의 시정명령 사전통지를 받고서야 태양광이 문제가 됐다.

A씨는 "불법 건축물이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태양광까지 포함해 불법 건축물이라는 것은 상상도 못 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A씨는 사전통지 이후 업체와 새로 계약을 맺지 않았다. 전 건물주와의 기존 계약에 따라 업체가 지급하겠다는 임대료 또한 구조물이 불법이라는 이유로 받지 않았다.

A씨는 "태양광은 기계라 볼 수도 있는 거 아니냐"며 "우리 것도 아니니까 우리가 마음대로 철거를 할 수가 없다"고 난감해 했다. A씨는 2023년 6월부터 태양광 업체에 철거 등을 요구하는 최고서를 3차례 보냈다. 그러나 태양광 업체로부터 돌아온 대답은 "시정명령 처분이 당사와 무관"하다는 입장이었다.

김포시 "건축법 근거…업체에 명령 어려워"

김포시는 건축법 79조와 대법원 판례 등에 따라 시정명령 대상을 건물주로 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포시 건축과 관계자는 "태양광 설비는 기둥과 보로 건물과 일체화된 증축이어서 건물 소유자에게 명령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가 운영업체에 직접 철거를 명령하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업체가 이전 건물주와 맺은 계약으로 지붕 위 공간을 쓸 수 있는 '구분지상권'을 갖고 있어, 임대차 관계 등 민사적인 부분까지는 행정이 개입할 수 없다는 것이다. 관계자는 "지자체가 계약 관계까지 판단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니어서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시 관계자는 "철거 없이 허가를 다시 받는 방법이 있다"며 이행강제금 1회분을 내고 양성화하는 방안과, 업체와 협의할 자리를 마련하는 방안으로 건물주에게 안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 "건축법상 처분에 계약 관계 따져야"

무허가 철골 구조물과 태양광패널이 건물 지붕 전체를 덮고 있다. 구조물이 기둥 등으로 건물과 이어진 모습. 독자 제공

건축·태양광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을 태양광 설비라는 이유로 특별히 다르게 판단할 것은 아니라면서도, 임대차계약 관계에 따른 법률 해석이 쉽지 않다고 전했다.

대한건축사협회 소속의 한 건축사는 시정명령을 소유자에게 내리는 것에 대해 "법률상으로는 건축주한테 가는 게 맞다"고 답변했지만, 소유자가 매입 당시 위반 사실을 어느 정도 알았는지와 업체와의 계약 관계가 함께 고려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A씨는 이행강제금이 부과되면 '소송할 수밖에 없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에 시의 판단은 물론, 업체와의 조율 자리가 어떻게 마련될지에 따라 책임 소재를 둘러싼 갈등의 향방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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