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와 협치 75점" 강무길 의장…전재수 시장과 독대는 '0번'

전재수 부산시장(왼쪽)과 강무길 부산시의회 의장(오른쪽). 부산시의회 제공 부산시의회 제공

부산시의회 출범 100일을 맞아 강무길 의장이 부산시와의 협치 수준에 75점을 매겼다. 그러나 생곡쓰레기소각장과 항만공사 통합, 사직야구장 등 주요 현안을 놓고 부산시와 시의회 다수당인 국민의힘의 입장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강 의장과 전재수 부산시장이 별도로 만난 적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회 지도부를 국민의힘이 독식하면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돼 실질적인 협치가 향후 과제로 떠올랐다.

"부산시와 협치 75점"…시장과 별도 만남은 없어

강무길 부산시의회 의장은 8일 오전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특별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10대 시의회 출범 100일 기자회견을 열고 주요 성과와 향후 의정운영 방향을 발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부산시와 시의회의 협치 수준을 묻는 질문이 나왔다. 강 의장은 스스로 몇 점을 줄 수 있느냐는 질문에 "75점", "4분의 3 정도"라고 답했다.

특히 최근 생곡쓰레기소각장 건립과 항만공사 통합, 사직야구장 문제 등을 둘러싸고 부산시와 시의회 다수당 사이에 이견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재수 시장과 직접 만나 현안을 논의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도 제기됐다.

이에 강 의장은 주요 현안에 대한 시의회 입장을 발표해 왔다고 설명하면서도 전 시장과 별도로 단둘이 만난 적은 없다고 답했다.

시의회가 지난 100일 동안 소통과 협력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자평했지만, 지역의 주요 갈등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집행부와 의회 수장 간 직접적인 소통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국민의힘 지도부 독식…민주당 소외 문제도 도마

의회 내부의 여야 협치 문제도 기자회견에서 쟁점으로 떠올랐다.

현재 부산시의회는 의장단은 물론 상임위원장과 특별위원장까지 모두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맡고 있다.

이 때문에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등이 참여하는 연석회의가 국민의힘 중심으로 운영되면서 민주당 의원들은 결정된 사안조차 제대로 전달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답변하고 있는 강무길 부산시의회 의장. 강민정 기자
이에 대해 강 의장은 민주당 원내대표와 소통하고 있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또 여야 간 소통을 제도화하기 위해 분기별 여야 협치 간담회를 정례적으로 개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시의회는 앞으로 부산시·시교육청과의 정책협의회에도 여야 대표가 참여하도록 해 다양한 의견을 반영할 계획이다. 현안이 발생할 때마다 '원포인트' 방식으로 회의를 열고 기관별 역할 분담과 후속 조치까지 구체화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의회 내 주요 보직이 한 정당에 집중된 상황에서 민주당 의원들의 실질적인 의사결정 참여를 어떻게 보장할지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조직개편·추경 합의부터 인사검증 강화까지…100일 성과 자평

강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부산시의회 역사상 처음으로 여소야대 구도가 형성된 가운데서도 지난 100일 동안 견제와 협력의 균형을 유지하며 의정활동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부산시 조직개편안과 민선 9기 첫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낸 점을 대표적인 협치 성과로 꼽았다. 공공기관장 인사청문 대상을 확대하고 인사검증 시스템을 전면 개편하는 등 집행부에 대한 견제·감시 기능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또 의회 출범 9일 만에 부울경 광역발전 등 3개 특별위원회를 가동하고 통합LCC 본사 유치와 항만공사 통합 철회, 취수원 다변화 등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는 등 주요 현안에 신속하게 대응했다고 밝혔다.

민생 분야에서는 소상공인 저리대출과 고금리 대환대출 지원, 다자녀가정 교육비 지원 확대, 부산형 기후보험 도입 등을 성과로 내세웠다. 역대 최다인 16개 의원 연구모임을 구성하고 공무국외출장 예산을 반납하는 등 의회 내부 혁신에도 힘썼다고 덧붙였다.

강 의장은 "지난 100일 뜨겁게 성원해 주신 시민 여러분 덕분에 소임에 최선을 다할 수 있었다"며 "100일의 성과를 바탕으로 시민의 오늘을 지키고 부산의 내일을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공공기관 40곳 유치·가덕신공항 총력…부울경 의회 협력 강화

시의회는 향후 주요 과제로 민생현장회의 가동과 부울경 초광역 협력, 2차 공공기관 이전 대응 등을 제시했다.

강 의장은 지난달 29일 울산시의회·경남도의회 의장과 만나 이달 중 '부울경의회 광역발전협의회'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국비 확보와 공공기관 이전, 광역 교통망, 에너지 생태계 등 9개 분야에서 공동 대응할 계획이다.

산업은행을 비롯한 3대 국책은행 등 40개 공공기관 유치를 목표로 정치권과 경제계,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범시민 유치기구 구성도 추진한다.

제 10대 부산시의회 출범 100일 기자회견. 강민정 기자
가덕도신공항 건설과 관련해서는 공사비 현실화 문제를 국가계약법 시행령이나 총사업비 관리지침 개정 등을 통해 조속히 해결할 것을 정부와 정치권에 촉구하기로 했다. 통합LCC 본사 유치에도 의회 차원의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부산·경남의회 연석회의를 통한 물 문제 해결과 부산상공회의소와의 정책협의 창구 개설, 빈집 실태조사 및 정비체계 구축 등 민생 현안 해결에도 나선다.

오는 26일에는 대학가 공실 문제 해결을 위한 캠퍼스타운 조성을 주제로 첫 정책포럼을 열고 이후 부산구치소 이전과 해수담수화 시설 활용 등 장기 현안으로 논의를 확대할 예정이다.

강 의장은 "지금 부산은 글로벌 해양수도를 향한 걸음에 박차를 가해야 하지만, 오늘을 살아가는 시민의 일상을 지키지 못한다면 아무리 빛나는 미래도 신기루에 불과하다"며 "부산시의회가 시민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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