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이 행정통합 100일을 맞아 내년부터 인구소멸 위험지역을 대상으로 농어촌 기본소득을 전면 시행하자고 제안했다.
광주 반도체 투자에 대한 기대와 대비되는 전남 농어촌의 소외감을 달래기 위한 구상으로 풀이된다.
민 시장은 8일 광주청사에서 열린 통합특별시 출범 100일 기자회견에서 정부 시범사업에 선정되지 않은 지역까지 농어촌 기본소득을 확대하자고 해당 지자체에 공식 제안했다.
민 시장은 "농업인의 삶을 더 단단하게 뒷받침하려면 소득을 늘리고 정주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며 "정부 시범사업에 선정되지 않은 지역까지 혜택을 넓히는 길을 통합특별시가 먼저 열어가겠다"고 밝혔다.
지원 대상으로는 통합특별시 내 인구소멸 위기지역 16곳 가운데 정부 시범사업에 선정된 곡성·신안·구례·보성을 제외한 12곳을 제시했다. 통합특별시가 자체적으로 지원할 지역은 8~12곳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재원 분담과 관련해서는 정부 지원 비율을 40~50%, 특별시와 해당 군의 부담 비율을 각각 25% 수준으로 언급했다. 시범사업에 선정되지 않은 지역에는 특별시와 군의 부담분을 합친 50% 수준의 지원을 추진하자는 구상이다.
민 시장은 "추가로 선정되지 못한 지역을 대상으로 특별시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사업을 추진하겠다"며 "재정 부담과 시행 방식은 해당 군과 충분히 협의하겠다"고 설명했다. 재원으로는 20조 원 규모의 통합 인센티브를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오는 2028년부터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을 본사업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민 시장은 정부가 예정대로 본사업에 나서면 통합특별시가 내년 한 해 동안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다며 해당 군에 검토를 요청했다.
이번 제안은 통합 이후 지역 간 수혜 격차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나왔다. 광주에서는 반도체 투자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반면, 전남 농어촌에서는 통합의 혜택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앞서 송형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 의장도 지난 7일 전남청사에서 열린 특별시의회 출범 100일 기자회견에서 농어촌의 소외감을 거론하며 전남형 농어촌 기본소득 도입을 제안했다.
송 의장은 광주의 반도체 투자 기대와 전남 농어촌의 현실을 대비하며, 소멸 위기 속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통합에 기대를 걸었던 농어촌 지역에서 오히려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 시장도 "지역 국회의원들과 특별시의회에서 농어촌 기본소득 도입 필요성에 공감하는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며 "통합특별시가 이에 호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과 의장이 잇따라 농어촌 기본소득 도입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관련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실제 시행까지는 대상 지역과 지급 규모, 통합특별시와 해당 군의 재원 분담 방식 등을 구체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