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자율주행 보조 기능인 'FSD(Full Self-Driving)'를 탑재한 미국산 차량 5만여 대가 버젓이 국내 도로를 달리고 있지만 정부 차원의 안전 검증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규정 미비를 이유로 중국산 테슬라 18만 대는 기능을 원천 차단하면서 정부가 앞장서서 생산지 차별을 조장하고 국민 안전은 방치한다는 지적이다.
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장종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등록된 테슬라 차량 24만 여대 가운데 FSD 기능이 활성화된 차량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안전기준을 인정받은 미국산 5만 3477대(22.4%)다.
반면 중국산 모델3와 모델Y 등 18만 3407대(77.6%)는 적용할 국내 기준이 없다는 이유로 승인을 거부당해 해당 기능이 막혀 있다. 전 세계 16개국에서 제공되는 FSD가 생산지에 따라 사용 여부가 엇갈리는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
더 큰 문제는 국토부의 안일한 대응이다. 미국산 FSD 차량에 대한 시험이나 검증을 단 한 차례도 진행하지 않은 것이다.
국토부는 FSD가 현행 안전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입장이다. 하지만 이를 보완할 후속 기준 마련을 위한 정책연구나 전담 조직(TF) 없이 사실상 손을 놓은 셈이다.
기준 공백과 관리 부실을 틈타 불법 장치로 FSD를 강제 활성화하는 이른바 '탈옥' 차량까지 발생하는 상황.
이런 와중에 자율주행 기술을 키울 투자마저 뒷걸음질 치고 있다. 범부처 자율주행 R&D 예산은 2023년 1568억 원에서 올해 895억 원으로 43% 줄었다.
장 의원은 "국민 24만 명이 타는 차량의 핵심 기능인데도 국토부는 검증 한 번 없이 '안전기준 부적합'이라는 입장만 반복하며 직무를 유기해 왔다"고 비판했다.
이어 "안전한지 아닌지 판단조차 하지 않은 채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자동차 안전을 책임지는 부처의 역할이 아니다"라며 "국토부는 이미 상용화된 FSD의 안전성 검증에 즉시 착수하고, 관련 국내 기준 마련을 서둘러 확정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