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조경태 의원(부산 사하을)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 참배를 예고하자 지역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조 의원은 진영을 넘어선 통합과 협치를 강조했지만, 민주당 측은 복당을 염두에 둔 정치적 행보가 아니냐며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혀 양측의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조경태, 9일 봉하마을 참배…"좌우가 서로의 아픔 존중해야"
조경태 의원은 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9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하겠다고 밝혔다.조 의원은 "우리 정치가 너무 많이 갈라져 있다"며 "진영이 다르고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는 이유로 서로를 적대하고, 이제는 전직 대통령의 서거까지 정치적 공방의 소재로 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국정감사장에서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장소가 언급된 일을 거론하며 "정치와 정책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평가하고 비판할 수 있지만 한 사람의 죽음만큼은 정쟁의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은 특정 진영만의 대통령이 아니다"라며 "이제는 좌와 우가 서로의 아픔을 존중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상대를 이기기 위한 정치가 아니라 국민을 위해 함께 일하는 정치로 돌아가야 한다"며 이번 참배에 통합과 협치의 의미를 부여했다.
민주당 사하을 기초의원들 "노무현 이름 정치적 재기에 이용 말라"
하지만 조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사하을 민주당 기초의원들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조 의원의 봉하마을 참배와 복당 가능성을 강하게 비판했다.이들은 '조경태는 철새 행각의 도구로 노무현 대통령을 이용하지 마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의 묘소는 정치적 재기를 위한 경유지가 아니다"라며 "노무현 대통령의 이름을 자신의 정치적 진로를 정당화하는 데 이용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특히 조 의원이 민주당 소속으로 세 차례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2016년 탈당해 새누리당으로 옮긴 전력을 문제 삼았다.
이들은 2008년 봉하마을에서 노 전 대통령과 언쟁을 벌인 일과 2012년 문재인 당시 대선주자를 비판하면서 노 전 대통령 서거의 책임까지 거론했던 일 등을 잇달아 언급했다.
또 2019년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퇴진운동을 주장한 사실과 올해 8월 노무현·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실패 사례로 지목한 발언도 비판 대상으로 삼았다.
이들은 "이것이 조경태 의원 자신이 남긴 정치적 기록"이라며 과거 행적에 대한 해명과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국민의힘서 출마 길 막히자 민주당 돌아오나" 복당 가능성 정조준
민주당 의원들은 최근 조 의원이 국민의힘에서 받은 중징계와 복당 가능성을 연결 지으며 정치적 의도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이들은 조 의원이 지난 6월까지 한동훈 의원의 국민의힘 복당을 요구하며 보수 재건을 강조했지만, 8월에는 당원권 정지 2년 6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에서 출마할 길이 막히자 이제 민주당으로 돌아오려는 것이냐"며 "정치적 신념이 바뀐 것인지, 정치적 계산이 바뀐 것인지 분명히 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지도부를 향해서도 경고 메시지를 내놨다.
이들은 "민주당의 누군가가 당원들 모르게 밀실에서 복당을 논의하고 있다면 즉각 중단하고 경위를 공개하라"며 "민주당은 정치적 위기에 몰린 사람의 피난처가 아니며 몇몇 정치인이 밀실에서 거래할 수 있는 사유물은 더더욱 아니다"고 강조했다.
다만 조 의원은 이번 SNS 글에서 민주당 복당 여부나 구체적인 정치적 거취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실제 복당 추진 여부 역시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봉하마을 참배 앞두고 정치적 공방…조경태 거취에 관심
민주당 사하을 기초의원들은 조 의원의 복당에 대해 어떠한 경우에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이들은 "선거에서 패배하고도 다시 일어섰던 당원들과 보수정당의 우세 속에서도 민주당을 지켜온 당원들의 헌신을 기억한다"며 "그분들이 지켜온 민주당의 가치와 자존심을 누군가의 정치적 생존을 위해 내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정당은 정치인의 출마를 위한 도구가 아니며 노무현 대통령의 이름은 철새 정치의 면죄부가 아니다"고 거듭 강조했다.
조 의원이 봉하마을 참배를 통해 정치적 화합과 협치를 강조한 반면, 민주당 지역 의원들은 이를 정치적 재기를 위한 행보로 의심하면서 참배를 하루 앞두고 논란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특히 2016년 민주당을 떠나 보수정당으로 당적을 옮긴 조 의원의 복당 가능성이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가운데, 이번 봉하마을 방문이 향후 정치적 거취를 둘러싼 논쟁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