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조각 투자' 공식 보고서 게재…"금융 변혁 잠재력 보유"

IMF와 한국은행이 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토큰화의 확대: 새로운 효율성과 취약성'을 주제로 개최한 글로벌금융안정보고서(GFSR) 토큰화 챕터 발표 행사에서 아타나시오스 밤바키디스 IMF 통화자본시장국 부국장(오른쪽)이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유튜브 라이브 영상 캡처

국제통화기금(IMF)이 토큰화 시장을 금융자산 투자 수단으로 인정하고, 정기 보고서에 관련 분석을 별도로 실었다.

IMF는 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한은과 함께 '토큰화의 확대: 새로운 효율성과 취약성'을 주제로 한 발표 행사를 열고 글로벌금융안정보고서(GFSR)에 별도 챕터로 수록한 토큰화 관련 내용을 소개했다. IMF가 금융자산 토큰화를 별도 챕터로 다룬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GFSR은 글로벌 금융시스템 리스크와 취약성을 평가하는 IMF 보고서로 매년 4월과 10월 두 차례 발간한다. IMF가 이달 중순 연차총회에서 보고서를 공식 발표하기에 앞서 이날 토큰화 챕터 내용을 한은과 함께 미리 공개한 것이다.
 
IMF는 보고서에서 토큰화(Tokenization)는 금융자산이나 부채를 프로그래밍 가능한 분산원장에 기록하는 것으로 금융시장에 변혁을 가져올 수 있는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자산 토큰화 챕터를 작성한 아타나시오스 밤바키디스(Athanasios Vamvakidis) IMF 통화자본시장국 부국장은 "기존 여러 중개기관이 나눠 수행하던 기능을 분산원장에 통합함으로써 대조 확인(reconciliation)의 필요성이 줄어들며 투명성은 높아지고 자동화의 확대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토큰화 시스템에서는 강화된 네트워크 효과에 따라 분산원장을 이용하는 자산과 참여자, 결제 수단이 늘어날수록 편익과 리스크가 모두 확대된다는 것이다.
 
토큰화는 부동산, 미술품 같은 자산을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증권으로 작게 분할해 투자상품화하는 것이다. 고가의 자산을 작은 조각(토큰)으로 나눠 소액으로도 투자할 수 있어 '조각 투자'라고 불린다.
 
밤바키디스 부국장은 "현재 토큰화는 특정 활용 사례에 머물러 있지만 중기적으로 금융시장 인프라 개선을 목적으로 한 도입 사례가 점차 확대되고, 성장 제약 요인이 완화될 경우 광범위하게 퍼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앞서 지난 7월 신현송 한은 총재도 포르투갈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ECB) 중앙은행 포럼에 참석해 "화폐 제도 혁신의 중심은 토큰화"라고 말했다.
 
아타나시오스 밤바키디스 IMF 통화자본시장국 부국장. 한국은행 유튜브 라이브 영상 캡처

보고서는 토큰화 확대에 따른 리스크(위험)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토큰화 실물자산(RWA) 시장은 지난 7월 기준 약 650억 달러 규모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시장이 미국에 집중돼 있고 소재지가 공개되지 않는 발행자 비중도 높아 규제 차익이나 투명성 저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밤바키디스 부국장은 "토큰화 시장이 확대되면 유동성, 상호연계성 및 레버리지(지렛대 효과)와 같은 전통적 취약성을 증대시키는 새로운 경로가 나타날 수 있으며, 기술 및 인프라 관련 리스크도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IMF는 토큰화 시장의 안전하고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 금융자산의 생애주기 전반과 국경 간 규칙 등에 대한 법적 확실성을 확보하고 규제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플랫폼 간 자산·화폐의 원활한 이전을 위한 결제 체계와 공통 표준 마련을 지원해 토큰화 시장의 분절을 방지하고 정책당국의 결제 수단 개발 지원과 결제 인프라 건전성 관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토큰화 거래 환경 조성을 위한 서킷 브레이커(매매 일시중지)와 유동성 보호 장치를 마련하고, 토큰화 및 전통적 금융시장 간 연계성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민수 한은 부총재는 이날 행사 개회사에서 "GFSR이 토큰화 확대에 주목한 점은 이제 금융시스템의 안정성 측면에서도 토큰화가 비중 있게 고려돼야 할 단계에 이르렀음을 말해준다"며 "빠르고 효율적인 금융 인프라를 만드는 것만큼이나, 그 속도를 감당할 수 있는 건전성과 안전장치, 적시에 작동할 수 있는 정책체계를 함께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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