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최근 재정난으로 일부 어린이집 지원사업의 예산을 추가 확보하지 못하면서 논란의 불똥이 외국인 자녀 보육료 지원으로 튀고 있다.
8일 온라인을 중심으로 '경기도가 내국인 아동의 보육 예산을 줄이면서 외국인 자녀에 대한 지원은 확대했다'는 주장이 확산하고 있다. 지난 7월 외국인 자녀 보육료 지원 요건까지 완화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역차별' 논란으로 번진 것이다.
경기도는 정말 내국인 아동의 보육 지원을 확대할 여력조차 없을 만큼 재정난에 처했으면서, 외국인 자녀에 대한 지원은 늘린 것일까. 노컷뉴스가 팩트체크 해봤다.
주장① "내국인 보육예산은 삭감하면서 외국인 자녀 지원은 늘렸다"
"경기도 외국인 자녀들은 보육지원 증가…우리나라 애들은요?", "어린이집 운영비, 보육교사 처우개선비 등은 삭감시켰으면서 대단하네요."
7일 회원수 360만명 규모의 맘카페와 스레드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글이다. '경기도가 외국인 자녀 보육료를 월 10만원에서 15만원으로 인상한다'는 자료가 첨부됐다.
경기도어린이집연합회가 일부 보육사업의 예산 부족에 반발하며 지난 6일부터 도청 앞 집회를 이어가는 상황과 맞물리면서, 이는 '역차별'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그러나 취재 결과 두 사안은 예산 편성과 시행 시점부터 달라, 이처럼 동일선상에서 비교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도는 2023년부터 도내 어린이집에 다니는 외국인 자녀에게 월 10만원의 보육료를 지원해 왔다. 지원액을 월 15만원으로 인상한 것은 지난해 10월이다. 경기도는 이 사업을 위해 예산 141억 3027만원을 지난해 본예산으로 확정했다.
반면 최근 논란이 된 어린이집 지원예산 문제는 올해 추가경정예산안에서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불거졌다.
경기도는 △영아표준보육과정 지원 △0~2세 어린이집 운영비 △보육교사 및 누리반교사 처우개선비 등 4개 사업에서 기존 지원 수준을 유지하기 위한 추가 예산 약 27억원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경기도 관계자는 "출산율 증가 등으로 사업량이 증가하면서 이번 추경에 증액을 요청한 것이고, 그 증액안이 잘린 것이라 '삭감'이라는 표현도 적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추가 예산을 확보하지 못하면, 내·외국인 아동 모두 보육환경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주장② "불법체류자 아이들까지 우리나라 아이들보다 더 많은 혜택을 받는다"
논란을 키운 또 다른 요인은 지난 7월 시행된 '외국인 자녀 보육료 지원 요건 완화'다.
기존 '보호자와 영유아 모두 경기도에 90일을 초과해 거주해야 보육료를 지원받을 수 있다'는 요건이 지난 7월 폐지됐다. 경기도는 이에 따라 지원 대상자가 당초 예상보다 약 440명, 6%가량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를 두고 재정난 속에서 '불법체류자 자녀에게까지 지원을 확대하는 것이냐'는 날선 지적이 제기됐다.
그러나 이번 조치는 거주기간 제한으로 발생하는 보육 지원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외국인 등록 요건 자체가 폐지된 것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조례 개정을 추진한 최효숙 경기도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은 지난 6월 경기도의회 본회의 의결 당시 부모를 따라 입국한 외국인 아동이 거주기간 제한으로 지원에서 소외되는 문제를 지적하며 "모든 아동에게 차별 없는 보편적 서비스를 제공하고, 보다 포용적인 복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 자녀가 내국인보다 '더 많은' 보육 혜택을 받는다는 주장 역시 사실과 다르다.
경기도가 공개한 2026년 영유아보육료 지원단가에 따르면, 내국인 자녀에게 지급되는 부모보육료는 연령별로 월 약 28만원~58만원이다.
여기에 정부로부터 인건비를 지원받지 않는 민간·가정 어린이집 등에는 0~2세 아동 보육을 위한 기관보육료가 추가 지급된다. 지원액은 연령별로 월 약 25만원~69만원이다.
반면 경기도의 외국인 자녀 보육료 지원액은 연령 관계없이 월 15만원으로 기관에 지급된다. 도 관계자는 "외국인 자녀의 경우 부모보육료 지원은 지원되지 않는다"며 "국민행복카드로 결제하면 월 15만원이 어린이집으로 입금되는 방식으로, 전액 어린이집에 지급된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기도 추경안 처리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도의회는 보육 지원사업비 27억원을 포함한 약 400억 가량의 민생예산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경기도는 산후조리비 등 4개 사업에 한해 약 89억원만 증액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협상은 장기화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