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만나서 복수한다"…미디어데이부터 터져 나온 男 배구 감독들의 '진심'

8일 서울 강남구 호텔 리베라 청담에서 열린 2026-2027시즌 V리그 남자부 미디어데이에서 선수와 감독이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배구 남자부 7개 구단 감독과 선수들이 8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호텔 리베라에서 2026-2027시즌 V리그 개막 미디어데이를 열고 우승 트로피를 향한 강한 포부를 밝혔다.

디펜딩 챔피언 대한항공의 헤난 달 조토 감독은 "우승 이후 타이틀을 방어하는 것이 정상을 처음 차지하는 것만큼이나 어렵지만, 한 단계 더 진화한 팀 컬러를 선보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 시즌 준우승의 아픔을 겪은 현대캐피탈의 필립 블랑 감독은 "전력 누수는 최소화했으며, 새롭게 합류한 아시아 쿼터 선수 장추안이 팀에 큰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올 시즌 프로배구는 이달 11일부터 18일까지 여자부, 19일부터 25일까지 남자부가 전남광주 여수진남체육관에서 '2026 여수·NH농협컵 대회'를 치른 뒤, 31일부터 본격적인 'HK흥국금융 2026-2027 V리그' 대장정에 돌입한다.

특히 KB손해보험(이사나예 라미레즈), 한국전력(석진욱), 삼성화재(토미 틸리카이넨) 등 절반이 넘는 4개 팀이 사령탑을 교체하거나 정식 감독을 선임하며 새로운 체제로 출사표를 던졌다.

과거 대한항공을 이끌다 이번에 삼성화재 지휘봉을 잡은 틸리카이넨 감독은 "1년 만에 V리그로 돌아와 감회가 새롭다"며 "팀이 과도기를 겪고 있는 만큼, 선두권을 추격하기 위해 더욱 굵은 땀방울을 흘리겠다"고 전했다.

이날 미디어데이의 하이라이트는 챔피언결정전 맞상대를 꼽는 공통 질문이었다. 사령탑들은 각양각색의 답변으로 현장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박철우 우리카드 감독은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우리를 좌절시켰던 현대캐피탈과 다시 만나 복수하고 싶다"고 말했다.

석진욱 한국전력 감독은 "외국인 감독이 이끄는 팀은 챔프전에 올라오지 않았으면 좋겠으며, 노련한 신영철 감독의 OK저축은행보다는 박철우 감독의 우리카드와 격돌하고 싶다"고 유쾌한 농담을 던졌다.

이에 신영철 감독은 폭소를 터뜨리며 "우리를 만만하게 보는 것 같지만 현실을 겸허히 인정한다"며 "오히려 과감한 도전을 통해 반드시 챔프전에 진출하겠다"고 응수했다.

반면 틸리카이넨 감독은 "대한항공 시절 쌓은 소중한 추억이 많아 친정팀을 결승에서 만나고 싶다"고 밝혔고, 헤난, 블랑, 라미레즈 감독은 즉답을 피하며 여운을 남겼다. 외국인 사령탑들이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한 반면, 국내 지도자들은 거침없는 입담으로 개막 열기를 끌어올렸다.

신영철 감독은 올 시즌 전력 구상에 대해 "지난 시즌 가장 아쉬웠던 공격력 보강을 위해 검증된 자원인 카일 러셀을 재영입해 기대가 크며, 주전 세터는 김대환에게 맡기고 노재욱이 뒤를 받칠 것"이라고 파격적인 선발 계획을 공개했다.

고졸 출신으로 방출 설움을 겪은 뒤 대학을 거쳐 지난달 OK저축은행에 합류한 김대환에 대해 신 감독은 "7개 구단 주전 세터 중 가장 젊은 패기를 보여줄 것"이라며 "유망주들이 성장해 준다면 충분히 봄 배구 진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행사장에서는 남자 배구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라미레즈 KB손해보험 감독과 제자들 간의 신경전도 눈길을 끌었다. 임동혁(대한항공)은 "라미레즈 감독님의 전술 스타일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는 만큼, 약점을 파고들어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경고했다.

허수봉(현대캐피탈) 역시 "감독님이 추구하는 배구 공식을 꿰뚫고 있으며, 수싸움에서 승리하기 위해 기존과는 전혀 다른 플레이를 준비했다"고 정조준했다. 두 선수의 당찬 도발에 라미레즈 감독은 "제자들이 편안하게 득점하지 못하도록 단단히 벼르고 있다"며 팽팽한 신경전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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