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한 유럽연합(EU)과 중국 간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양측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유럽연합은 이에 중국산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대해 세이프가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중국은 이에 대해 반발하며 보복을 경고했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EU 집행위원회가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고 있는 중국산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해 수입 제한 조치를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일정 물량을 초과해 수입되는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을 통해서다.
EU는 2년 전 수입 차량에 대한 추가 관세를 부과해 전기차에는 최대 약 45%의 세금을 매기고 있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차량은 대상에서 빠져 10%의 기본관세만 부과되고 있다.
그 사이 중국 하이브리드 차량은 유럽 시장으로 밀물처럼 쏟아졌다. 중국은 충전소 등 전기차 인프라가 빠르게 보급되면서 하이브리드 차량의 내수가 주는 대신 수출 비중이 높아진 탓이다.
현재 유럽에서 팔리는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4분의 1은 중국산 하이브리드 차량이다. 지난 8월 유럽의 신차 판매에서 중국은 역대 최대인 12%의 점유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EU 측은 중국산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시장 점유율을 약 15%로 낮출 수 있게 중국이 수출을 조정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유럽 자동차 업계는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 밀리는 상황에서 안방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 최대 자동차 회사인 폭스바겐은 지난달 5만 명의 추가 감원을 발표했다. 이미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5만 명을 더하면 총 10만 명이 된다.
EU는 중국산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수입 제한 조치를 한시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또 차량의 수입 상한도 낮게 정하려 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는 중국 측의 보복을 최대한 피하기 위한 조치이다.
EU는 하이브리드 차량을 시험 삼아 다른 상품에도 이를 확대 적용하는 방식도 살펴보고 있다. 독일에서만 매달 최소 1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등 유럽은 산업 전반에 걸쳐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중국 수출품을 겨냥한 세이프가드 관세에 줄곧 반대해 왔다. 또 이에 상응한 보복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시사하기도 했다.
중국내에서는 육류·주류·사치품·화장품 등이 보복 대상 품목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따라 EU가 세이프가드가 적용할 경우 양측의 무역갈등이 심화하거나 무역전쟁으로 확산될 우려도 없지 않다.
오는 15~16일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도 중국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수단이 논의될 예정이다.
EU '쌍두마차'인 독일과 프랑스는 최근 EU가 기존의 수단을 넘어서는 새로운 조치를 도입해야 한다면서 중국 업체의 시장 접근 차단까지 제안했다. 중국은 이런 조치가 결국 유럽에 피해를 주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